수감자 이감에 반발해 공공건물·버스 방화 잇달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북동부 지역 교도소에서 대형 범죄조직과 연계된 수감자들이 1주일째 충돌을 계속하면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경찰이 폭동 진압에 나섰으나 사상자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북동부 히우 그란지 두 노르치 주(州) 니지아 플로레스타 시에 있는 아우카수스 교도소의 수감자들이 세력다툼을 벌이며 이날까지 1주일째 충돌했다.
충돌 과정에서 최소한 2명의 수감자가 살해되고 교도소장을 살해하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정부 관계자는 "수감자들이 충돌하면서 사망자와 부상자를 낸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국은 경찰 병력을 교도소 안으로 투입해 질서 유지에 나섰으며, 임시 담장을 설치해 충돌을 막고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또 당국이 폭동을 예방하기 위해 수감자 200여 명을 다른 교도소로 이감하자 범죄조직원들이 인근 도시에서 공공건물과 버스에 불을 지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이 교도소에서는 지난 14∼15일 이틀간 계속된 폭동으로 26명이 살해됐다.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것은 19구뿐이다.
한편,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최근 들어 잇따르는 교도소 폭동을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고 군 병력을 투입해 치안 유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17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교도소 위기가 전국 규모로 번지고 있다"면서 각 주(州)에 있는 교도소 내부에 군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군 병력은 경찰을 도와 교도소 내부 순찰을 강화하고 반입 금지 물품을 압수해 폭동을 예방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브라질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로 교도소 폭동이 계속되고 있다.
초기에는 폭동이 북부와 북동부 지역에 집중됐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남부와 남동부 지역에서도 폭동이 일어나는 등 전국적인 현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도소의 초과밀 수용과 범죄조직 간 세력다툼을 폭동과 탈옥의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브라질 법무부 자료를 기준으로 2014년 말 현재 전국 교도소의 평균 수감률은 167%다. 수용 능력을 100명으로 할 때 167명이 수감돼 있다는 의미다. 전국 교도소의 수용 능력은 37만2천 명이지만, 실제 수감자는 62만2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법 당국은 상파울루를 근거지로 하는 범죄조직 PCC와 리우의 범죄조직 CV 간의 마약밀매 시장 쟁탈전이 교도소 폭동의 배경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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