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남중국해 인근 리아우 제도에 배치되는 경찰의 수를 기존 5천 명에서 1만2천 명으로 갑절 넘게 늘리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남중국해에서 미·중 대립이 격화할 경우 인도네시아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티토 카르나비안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이 아니지만 항시 경계를 유지해야 하며, 특히 미국 대통령이 바뀌는 현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집권으로 미국의 남중국해 관련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 문제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보다 중국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내정자는 최근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에 대한 해상봉쇄 가능성을 거론해 중국 측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리아우 제도에는 7개 경찰 관할구가 있다. 여기에는 인도네시아와 중국의 어업권 분쟁 구역인 나투나 제도 인근 해역도 포함돼 있다.
중국 정부는 작년 6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이 해역을 "중국 어민의 전통적 어장"이라고 주장했으며, 이후 인도네시아는 군사력을 확충하는 등 대응 태세를 강화해 왔다.
인도네시아 군은 나투나 제도의 군 활주로를 확장하고 구축함과 전투기 등을 추가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군은 작년 10월에는 나투나 제도에서 역대 최대 수준의 군사훈련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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