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길 넓히고 주차 자리 눈 치우는 등 마무리 단계
(강릉·속초=연합뉴스) 박영서 이종건 기자 = 지난 20일 눈 폭탄이 쏟아져 도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던 강원 영동 주요 도시들이 밤샘 제설로 정상을 되찾고 있다.
단시간에 내린 폭설에 치워도 치워도 끝이 보이지 않았던 눈은 대부분 걷혔다.
21일 강릉, 속초 등 동해안 6개 지자체는 눈 폭탄이 그치자 찾아온 매서운 한파에 도로 결빙을 막고자 산간도로와 급커브 구간에 제설제를 살포하는 등 집중관리에 나섰다.
이들 자치단체는 보유장비를 총동원하는 한편 전 직원을 비상소집해 제설작업을 펼치고 있다.
전날 덤프트럭과 굴삭기 등 33대의 장비와 1천200여 명의 직원을 투입했던 강릉시는 이틀째인 21일에도 104대의 장비와 전 직원을 투입해 도심지는 물론 주요 주요 도로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속초시도 전날에 이어 이틀째 굴삭기와 덤프 등 41대의 장비를 투입하고 비상소집한 직원들을 각 지역에 배치해 도로와 인도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고성과 양양, 정선군에서도 보유장비와 비상소집한 직원들을 투입해 도심지와 이면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특히 농촌이 많은 고성과 양양, 정선군은 이들 마을과 연결되는 외곽도로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이날 새벽 염화칼슘 1천121t을 살포했으며,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눈에 덮인 갓길을 넓히고, 주차했던 자리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어 오후면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시간에 쏟아진 많은 눈이 도심지에 쌓여 있는 데다가 도로변에 주차한 차량으로 인해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자치단체의 제설작업이 차량통행이 잦은 주요 도로를 위주로 진행되면서 주택가 골목길은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도로에 쌓인 눈이 밤사이 낮은 기온에 그대로 얼어붙은 곳이 많아 이를 제거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속초시청 관계자는 "통행 차량에 다져진 눈이 도로에 얼어붙어 제설차로 밀어내도 잘 제거되지 않는다"며 "주요 도로에 장비를 투입하다 보니 골목길 제설작업은 일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로위 눈은 다져지기 전에 치워야 하는데 단시간에 많은 눈이 쏟아지다 보니 미쳐 이를 제거할 방법이 없었다"며 "주택가 골목길이나 상가 앞 눈 치우기는 주민들이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자체는 제설과 함께 대설에 취약한 비닐하우스, 노후주택과 축사, 산간고립마을 등도 점검할 방침이며, 소방당국도 비상급수와 고드름 제거 등 안전조치에 나선다.
국도 제설작업도 빠르게 진행돼 전날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던 7번 국도는 정상소통되고 있다.
막혔던 산간도로도 대부분 정상 통행 중이며 고성군 군도 1호선과 리도 202호선만 통제 중이다.
농어촌버스는 고성 17개 노선, 양양 9개 노선, 속초 1개 노선 등 27개 노선 운행이 중지됐다.
태백산과 오대산 등 2개 국립공원 37개 탐방로 출입도 통제 중이다.
앞서 전날 영동에는 고성 간성 47㎝, 속초 46㎝, 양양 33.5㎝, 강릉 27.5㎝, 삼척 21㎝, 동해 18.5㎝ 등 폭설이 내렸다.
한편 지역에 많은 눈이 내려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군 장병도 제설작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육군 8군단은 장병 200여 명을 투입해 양양전통시장을 비롯한 양양읍내에서 제설작전을 펼쳤다.
육군 22사단도 전 간부와 장병들이 정상출근해 주둔지역 내 도로와 주택가의 눈을 치우는 대민지원 작전을 펼쳤다.
특히 간부들로 구성된 대민지원팀은 부대 인근의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 집 주변에 쌓인 눈을 치우고 건강을 확인하는 봉사활동을 벌였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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