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수함 등 함정 11척 배치 가능…시리아 정부와 협정 서명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부터 운용해 오고 있는 시리아 타르투스항의 물자기술보급기지를 제대로 된 해군기지로 전환하기 위한 협정을 시리아 측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시리아 측과 타르투스 물자기술보급기지 확장 및 현대화에 관한 협정에 서명하고 이틀 뒤 이를 공시했다.
협정에 따르면 러시아는 49년간 타르투스 기지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양국이 합의할 경우 이용 기간이 25년 더 연장될 수 있다.
러시아는 핵동력 군함(핵잠수함 등)을 포함 최대 11척의 함정을 타르투스항에 배치할 수 있다.
군함 입항은 기지 사령관이 시리아 측에 통보한 지 12시간 이내에 이루어지도록 허용했고 비상시엔 6시간 내 입항도 가능하도록 했다. 러시아는 또 군함 지원에 필요한 모든 설비를 들여올 수 있는 권리와 대형 선박의 입항이 가능하도록 해저 수심을 확장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협정에는 이밖에 기지와 기지 주둔 요원들이 시리아 당국으로부터 치외법권적 지위를 누린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지난 2015년 시리아 내전에 군사개입한 러시아는 그동안 옛 소련 시절인 지난 1970년대부터 운용해 오고 있는 시리아 서부 타르투스항의 물자기술보급기지를 제대로 된 해군기지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해 왔다.
러시아는 시리아 공습 작전을 개시하기 한 달 전인 지난 2015년 8월 말에는 시리아 정부와 현지 서부 라타키아의 흐메이밈 기지에 자국 공군을 영구 주둔시키는 협정도 체결했다. 러시아 공군은 이 기지를 시리아 공습 작전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시리아 기지들은 러시아가 옛 소련권을 제외한 외국에 유지하는 유일한 군사기지이기도 하다.
흐메이밈 기지와 타르투스 기지에는 공중 공격으로부터 기지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첨단 방공미사일인 S-400과 S-300이 각각 배치됐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흐메이밈과 타르투스 기지를 시리아를 넘어 중동 지역 전체에 대한 군사·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