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보호무역주의 바람직하지 않다" 비판…獨 부총리 "상당히 민족주의적"
크렘린궁 "미·러 정상회담 몇달후에나 기대"
"유럽동맹에 '웨이크업 콜'"…EU·나토 불신 트럼프에 일제히 협력 강조
(런던·베를린·로마=연합뉴스) 황정우 고형규 현윤경 특파원 = 유럽 국가들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다양한 반응들을 내놓았다.
전반적으로는 트럼프가 그동안 강조해온 '미국 우선주의',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한 비판적 발언 등을 고려해 서로 간의 협력을 강조하는 입장을 표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성명에서 "지금까지의 대화로 비춰볼 때 우리 두 사람이 양국 간 특수 관계 진전과 대서양 양편의 번영과 안보를 위해 협력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미 특수 관계와 미·유럽 협력을 강조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이날 보도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한 인터뷰에선 조만간 트럼프와 가질 회담에서 트럼프에게 EU와 나토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약 때문에 트럼프 취임식 중계를 보지 못한 메이 총리는 트럼프 신임 대통령이 "나토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또 그가 집단 방위와 집단 안보를 위해 유럽이 해온 협력의 중요성도 인식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나토를 '한물간' 조직으로 깎아내리면서 일부 나토 회원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다시 제기했고, EU에 대해서도 "독일을 위한 도구" "(영국에 이어) 다른 국가들이 또 떠날 것"이라는 등의 분열을 부추기는 발언들을 쏟아낸 바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올랑드 대통령은 미·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중단된 것을 지적하며 "세계경제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고자 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독일도 그간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이 충격적이면서도 애매한 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고려한 듯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동시에 협력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한 모임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기존 국제질서 및 양국 간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해 타협하고 협력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규율에 기초하고 공동가치에 토대를 두면서 함께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국제경제 및 국제교역 질서, 그리고 국방·동맹 정책 영역을 규율에 기초해야 할 분야로 특정했다.
메르켈은 유럽과 미국 간 관계인 이른바 '대서양 관계'는 "다가올 수년 동안도 예전처럼 중요하다"면서 "의견이 다를지라도 서로 존중하며 생각을 교환하면, 타협안들이 가장 잘 찾아진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앞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은 트럼프의 취임사를 두고"어조가 상당히 민족주의적"이라며 "힘든 여정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축하의 뜻을 전하며 "이탈리아는 신임 대통령과 미국과의 우호 관계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크렘린궁 대변인이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러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향후 몇 주안에 이뤄지기는 어렵고 일러도 몇 개월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자국 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는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 전화를 하면서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당신의 리더십 아래에서도 미국의 위상은 가난한 자, 버림받은 자,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 대한 배려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사를 만들어온 풍부한 정신적, 윤리적 가치를 길잡이로 삼아 대통령으로서의 결정을 내리기를 기도한다"고 격려했다.
한편 BBC 방송은 트럼프 취임사가 동맹들에 '웨이크업 콜'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jungwoo@yna.co.kr,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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