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29억개비 팔려…담뱃값 인상효과 사라져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담뱃값 인상으로 급감했던 담배 판매량이 다시 늘어났다.
22일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판매량은 약 729억 개비로 전년도의 667억 개비보다 9.3% 증가했다.
20개비 한 갑 기준으로 보면 약 36억4천만 갑이 팔린 셈이다.
이런 담배판매량 증가는 기본적으로 재작년 초 단행된 담뱃세 2천원 인상으로 같은 해 담배판매량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볼 수 있지만 담뱃값 인상에 따른 흡연 억제 효과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도 풀이돼 주목된다.
담뱃값이 인상되기 전인 2014년 담배판매량은 약 853억 개비로, 지난해보다 17%가량 많았으나 이 때는 담뱃값 인상 소문으로 사재기가 극성을 부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수치라고는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2014년의 경우 담뱃값 인상 소문으로 인해 하반기 들어 사재기 논란이 빚어질 정도로 담배판매량이 급증했으며, 특히 12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나 늘어났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재작년 담뱃값 인상으로 급감했던 담배판매량이 작년에 다시 두자릿수 가까이 늘면서 정부가 의도했던 흡연 억제 효과는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지난해 최순실 사태와 물가 급등에 따른 생활고 등으로 국민의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진 것도 판매량 증가에 일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씨(48)는 "갈수록 세상살이가 팍팍해지는 것같다"면서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없다 보니, 건강에도 덜 신경쓰게 되다보미, 흡연이 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것도 잊게 되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하순부터는 경고그림이 부착된 담배가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판매량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담뱃갑 경고그림은 지난달 23일부터 부착이 의무화됐지만 이전에 생산된 제품의 재고 소진에 시간이 걸리면서 이달 말께에나 시중에 본격적으로 풀릴 전망이다.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이 흡연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정부와 담배업계 간 견해가 엇갈린다.
그동안 정부는 담뱃갑에 경고그림이 부착되면 흡연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호주 등의 사례를 들었지만 업계에서는 자연감소분을 제외하면 경고그림 도입 또는 민무늬 담뱃갑 도입으로 인한 직접적 흡연율 감소 효과는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passi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