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통합MD체계로 확대 가능성…한국, 안보비용 증액 불가피"
"美, 2천억달러 이상 투입해 전략무기체계 개선…태평양司도 포함"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가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최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 개발을 주요 국방 기조로 제시함에 따라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우리는 이란, 북한과 같은 국가들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는 내용 등의 국방과제를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특정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미국 본토뿐 아니라 아·태지역에 배치된 핵미사일과 미사일방어(MD)체계 등 전략무기체계를 개선하고, 이 지역에 첨단 무기체계를 배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미국이 첨단 MD체계를 개발하면서 한국과 일본에 MD협력 요구 수준을 확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제대로 탐지·추적하고 요격 확률을 높이려면 미국의 단독 작전보다는 한국 등 동맹의 MD체계를 함께 가동해 통합 운용하는 것이 군사적으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은 현재 공동으로 MD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독자적으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2020년 초반을 목표로 구축 중이다.
국방부는 한미일 3국이 통합적으로 MD체계를 운용할 계획은 없으며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일 공동의 MD체계 구축 작업에 한국이 들어갈 경우 천문학적인 예산을 부담해야 하고, 중국의 강한 반대가 있을 것으로 예상, 일단 독자적인 KAMD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KAMD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더라도 종국에서는 미일 MD체계와 통합 운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태평양사령부 예하의 MD체계를 포함한 전략무기 체계도 개선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서도 특히 미사일 통합방어 협력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미일 통합MD체계로 확대되면 우리나라가 지불해야 할 안보비용 증액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미국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와 안보비용 증액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은 그의 취임사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다른 나라의 군대에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우리 군대는 매우 애석하게도 고갈되도록 했다", "우리는 다른 나라의 국경을 지켰지만, 우리나라 국경은 지키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한국과 일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미국 동맹국들이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역할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앞으로 2천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핵미사일 방어시스템 등 전략무기 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작업은 우리의 안보부담 비용을 증액시키는 불쏘시개가 될 수도 있고, 고도화 과정의 정점으로 치닫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이라는 양면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새누리당 방미 특사단 일원으로 트럼프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난 백승주 의원은 22일 "당시 댄 설리번 연방 상원의원이 미국은 앞으로 2천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전략무기 체계를 현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면서 "태평양사령부 예하 부대도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전략무기 체계를 개선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다만, 미국은 동맹국에게 미사일방어체계 협력 강화를 원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한미일 미사일 통합방어체계 강화 압박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도 "미국은 동맹국을 상대로 탄도미사일방어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이를 '대중국 신봉쇄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는 미-중 간의 갈등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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