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들, 트럼프 취임에 "울퉁불퉁한 길 대비해야"(종합)

입력 2017-01-22 15:30  

中전문가들, 트럼프 취임에 "울퉁불퉁한 길 대비해야"(종합)

"트럼프 시위대, 미국 분열 보여줘…중국 서두를 필요없어"

"중국 도움 없이 '위대한 미국 재건' 불가능"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심재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중국은 향후 평탄치 않은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날에 벌어진 대규모 시위를 통해 미국 내 심각한 분열이 드러났다며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등에 서둘러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2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자칭궈(賈慶國)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트럼프 취임 이후 중미 관계는 눈에 띄게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관용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양국 간 중요한 공통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 원장은 또 중국은 평정심을 잃어서는 안 되며 쉽게 결론을 내기보다 좀 더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중국은 이 기간 '하나의 중국' 원칙과 주권, 영토 문제에서 마지노선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축하전화를 받고 트위터와 매체를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포함해 모든 것이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은 양국관계의 정치적 기초이며 타협 불가능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자 원장은 "양국이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협력 제고를 위한 소통에 중국은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장밍량(張明亮) 중국 지난(濟南)대 동남아시아연구소 교수는 중국은 양국관계의 불확실성에 심리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충분히 대비돼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이후 정치 사회적으로 안정돼 있고 불안한 외교관계에 대처할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대만 문제가 중미 관계의 첨예한 갈등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왕젠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 대해 예상할 수 없는 발언을 다시 할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에 공개적으로 도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 정부는 중미 간에 합의한 3개 공동코뮈니케(공보)를 준수했다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모험적인 사업보다는 세련된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면 대통령 취임 후 기존의 프레임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왕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경제무역에서 이익을 챙기기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고 달성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미 관계 악화는 세계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것이라면서 "양국 간에 무역전쟁"이 발발한다면 미국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날에 시위가 잇따른 점을 주목하며 미국 사회의 분열로 그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지난 20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한 미국 곳곳에서 '반(反) 트럼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으며 워싱턴에서는 평화적이었던 시위가 한때 폭력적인 양상을 띠면서 경찰 6명이 부상하고 시위 참가자 217명이 체포됐다.

왕이웨이 인민대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진 반트럼프 시위는 서구 사회의 분열과 서구식 민주 정치 제도의 심각한 문제를 보여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세계화와 자유무역, 지역 통합, 이민, 인종 차별 분야에서 갈등이 늘고 있는데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강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댜오다밍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과거 미국 민주주의 시스템은 각 세력의 이견을 공유해 전체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장점이 있었으나 경제 문제와 세계화에 대한 도전은 미국인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는 이런 시스템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왕이웨이 교수는 "우리는 트럼프가 어떻게 극단적으로 나올지 모르고 예측 불가능하며 미·중 관계도 불확실하지만, 우리는 서두르지 말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면서 "다른 면으로 보자면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세계화 개혁을 주도할 중요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댜오다밍 연구원은 "트럼프가 미·중 무역 분야에서 매우 강하게 나올 수 있겠지만 트럼프의 공약인 '위대한 미국 재건'이 중국의 도움이 없이는 안 된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면서 "트럼프의 고용 창출과 더 많은 인프라 재건에도 중국 기업들이 상당 부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쉬훙차이(徐洪才)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경제연구부 부장은 "트럼프는 재임 기간 보호 무역을 천명하며 미국에서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했지만 막대한 돈을 들여 미국으로 기업을 옮기고 숙련공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많은 산업이 글로벌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는데 보호 무역주의는 미국을 퇴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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