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일색 인사전통도 해체…시진핑 2기 체제에 軍 '새 피' 수혈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군이 최근 남중국해 관할 사령관을 해군 전체를 관장하는 사령관에 임명한 데 이어 서해 관할 사령관을 육해공 전구(戰區) 사령관으로 발령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서해, 보하이만을 관할하던 위안위바이(袁譽柏·61) 북해함대 사령관 겸 북부전구 부사령관을 남부전구 사령관으로 임명하는 등 해군 3대 함대의 고위장성 인사를 단행했다고 관영 환구시보가 23일 보도했다.
이로써 위안 사령원은 해군 장성 최초로 전구 사령관에 오르게 됐다. 그동안 육군 출신 장성이 전구 사령관을 독차지했던 전통을 처음으로 깬 것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난해초 7대 육군 군구(軍區)를 5대 육해공 전구(戰區) 체제로 바꾼 이후에도 전구 사령관은 모두 육군 출신이 차지하고 있어 육군 편중 체제를 벗지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인사에서 위안 사령관과 함께 왕하이(王海) 해군 부사령원이 남해함대 사령원으로, 장원단(張文旦) 남부전구 부참모장이 북해함대 사령원으로, 웨이강(魏鋼) 남부전구 부사령원 겸 참모장이 동해함대 사령원으로 옮기게 됐다. 쑤즈첸(蘇支前) 동해함대 부사령관은 해군 부사령관으로 승진했다.
앞서 해군 사령관으로 승진한 선진룽(沈金龍) 남해함대 사령관과 함께 위안 사령관은 중국 지도부의 신임을 받아왔던 인물이다. 이들의 파격적인 발탁 승진은 시진핑(習近平) 2기 체제인 올가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군 지휘체계에 '새 피'를 수혈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위안 사령관은 해군잠수함학원을 졸업해 북해함대 잠수함 어뢰장, 잠수함장, 칭다오(靑島) 잠수함기지 참모장, 북해함대 참모장 등을 거친 잠수함 전문 지휘관으로 여러차례 함대 호위작전과 외국군 합동훈련에 참가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7월 중장 승진에 이어 남부전구 사령관으로 발탁된 것은 남중국해가 남부전구의 전략적 주요 관심사가 된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남부전구는 남중국해, 베트남 및 미얀마 접경 지역과 함께 광둥(廣東), 하이난(海南), 윈난(雲南) 등 6개 성을 관장한다.
남부전구는 남중국해 문제로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유사시 육군보다는 해군, 공군, 로켓군이 주역이 될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위안 사령관의 임명은 남부전구, 이중에서도 남중국해의 육해공 합동작전 지휘체계를 강화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해함대는 중국이 독자 건조한 052D형 미사일 구축함과 071형 상륙함, 전략미사일 잠수함 등을 보유, 해군 3대 함대 가운데 최신형 함정으로 가장 잘 무장된 함대로 꼽힌다.
특히 남해함대는 중국의 제2 항공모함 기지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들은 중국이 현재 상하이조선소에서 건조중인 중국의 2번째 항모이자 첫 국산 항모가 남해함대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첫 항모인 랴오닝(遼寧)호는 북해함대 기지인 칭다오를 모항으로 두고 있다.
아울러 위안 사령관의 임명이 중국이 앞으로 육군 중심의 전통적인 '대륙군' 표피를 벗어던지고 해군, 공군, 로켓군 등 현대 과학기술이 더 많이 가미된 군종의 지위를 높이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특히 중국군은 앞으로 안보상 위협이 주로 해상과 공중에서 올 것으로 보고 군 체제 개편의 중요 목표로 군 구조를 개선, 육군 편중 현상을 해소하는 것을 삼고 있다.
이를 통해 규모가 방대하고 장비가 낙후돼 있는 육군을 정예화하고 해·공·로켓군 전력을 강화함으로써 4군간 균형을 이루는 것을 군 개혁의 방향으로 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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