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학생운동으로 정치활동 시작…샌더스 '찬양자'·로봇세 도입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지난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집권 사회당 대선 경선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한 브누아 아몽(49) 전 교육장관은 중도 좌파 사회당 내에서도 좌파 색깔이 강한 '선명 좌파'로 분류된다.
이날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몽은 앞서 사회당 대선후보 당선이 유력시됐던 마뉘엘 발스(54) 전 총리는 물론 다른 경선 경쟁자들과 비교할 때도 훨씬 '왼쪽'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는 핀란드가 이달 시작한 기본소득 보장제를 대표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득 불균형과 디지털 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부족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모든 국민에게 매달 600∼750유로(약 75만∼94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아몽은 기본소득제 시행에 3천억 유로(약 375조원)가 들 것이라며 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자동기계장치의 사용으로 창출되는 부(富)에 세금을 부과하는 로봇세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기업의 근로자 수가 아닌 기업이 창출하는 부에 기반을 둔 세금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경선 선두주자였으나 이번에 아몽에게 밀린 발스 전 총리는 아몽의 공약을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으나, 많은 유권자는 아몽에게 열광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최근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타면서 이날도 예상을 깨고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키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민주적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찬양자로, 지난해 9월 그와 직접 만나기도 했다.
아몽은 2014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다가 교육장관에서 경질된 뒤 조용한 행보를 보이다 이번에 대선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2003년 사회당 내 급진적 소수정파인 '신(新)사회당'(NPS)을 창설한 이들 중 한 명으로, 발스 전 총리의 우파적 이미지를 중화하는 '해독제' 역할을 자임한다.
18세이던 1986년 등록금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보수내각의 대학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학생 시위에 참여하는 등 1980년대 학생운동으로 정치활동을 시작, 프랑스 교육 체계에 만연한 불평등에 맞서고 대마초를 합법화하겠다고 주장했다.
1997∼2000년 사회장관을 지낸 마르틴 오브리 내각에서 일했고, 2008년 사회당 대표가 된 오브리의 대변인을 지냈다.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에서 비서 어머니와 항만 근로자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 몇 년을 세네갈에서 보냈다.
파트너 가브리엘 괄라르와의 사이에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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