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2·3호선 교체에 8천370억원 투입…"4호선도 정밀 진단 중"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2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 전동차 고장 사고 당시 차내 대기하라는 방송이 나온 것과 관련해 서울메트로는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23일 해명했다.
김태호 서울메트로 사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하고 "지하철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 원인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을 해야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전동차 내에서 대기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더 큰 사고로 발전하지 않도록 비상코크 등을 취급하지 말고 전동차 내에서 대기하도록 비상대응 조치 매뉴얼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잠실새내역에서는 오전 6시29분 차장이 "차량 고장으로 비상정차하여 조치 중에 있으니 코크 및 출입문을 열지 마시고 안전한 차내에서 잠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세 차례 방송했다.
이후 오전 6시31분 차량 하부에서 불꽃(아크)을 동반한 연기를 확인한 뒤 "열차에 화재가 발생하였으니 즉시 출입문을 열고 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승객 대피 안내방송을 했다.
그리고 터널 내에 정차된 10번째 칸 승객들을 안내해 9번째와 8번째 칸으로 이동시켜 비상 코크를 개방하고 대피를 유도했다.
김 사장은 "해외 지하철에서도 고장 상황을 기관사가 인지할 때까지 전동차 내에서 대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서울 지하철 전동차는 객차가 불연재로 만들어져 연소하지 않는 점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전동차 안에서 불꽃과 연기를 직접 목격한 승객은 일분일초가 매우 긴박하게 느껴졌을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기다려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일부 승객이 비상 코크로 직접 출입문을 열고 하차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오전 6시28분 잠실새내역 전동차 하부 단류기함(전기를 외부선에서 공급받아 전동차 기기들에 공급하는 장치)에 불꽃과 연기가 일어나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외선(잠실새내→잠실)은 오전 7시9분, 내선(잠실새내→종합운동장)은 오전 7시20분에 각각 운행을 재개했다.
잠실새내역은 승강장 소화가루 청소 등으로 한동안 무정차 통과하다 오전 7시46분이 돼서야 정상 운행됐다.
김 사장은 "안내방송 매뉴얼, 상황대응능력 제고 등에 있어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겠다"며 "사고 발생 차량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 분석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사고 열차는 잠실새내역 3개역 전인 강변역에서도 5번째 칸에서 과전압과 과전류가 일어나 불꽃, 폭발음과 함께 단전 사고를 겪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운행 장애 및 재난대비 승무원 표준 매뉴얼'에 따라 기관사가 급전 조치해 운행을 재개한 바 있다"며 "이 매뉴얼에 따르면 전원공급 유닛 3개 가운데 2개가 작동하면 응급조치 후 운행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전동차 내부 안내방송과 승강장 안내방송이 달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동차 차장의 안내 방송과 관제센터 방송이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김 사장은 "잠실새내역에서는 (관제 방송이) 나오지 않았어야 했는데 잠실새내역에서도 나오다 보니 맞지 않는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는 2호선과 3호선 노후 차량을 대상으로 교체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 전동차가 1990년에 생산한 28년 된 노후 전동차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노후 시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바 있다.
서울메트로는 2·3호선 노후 전동차 620량에 대해 총 8천370억원을 들여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교체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2호선의 경우 내년까지 200량, 2020년까지 224량, 2022년까지 46량을 각각 교체한다. 3호선은 2022년까지 150량을 교체할 계획이다.
관련법에는 전동차 기대수명을 25년으로 규정했지만, 그 이전에 진단을 받아 5년 주기로 계속 사용 수 있게 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2·3호선 교체를 마친 뒤 4호선 전동차도 교체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정밀 진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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