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합병 '반대' 의견 보고서로 '사퇴 압력' 주장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전명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반대 의견을 내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한 주진형(58)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23일 오후 불러 조사했다.
주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으로 나와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주 전 대표가 두 회사 합병 당시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배경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씨, 삼성 간 뇌물 의혹의 발판이 되는 두 회사 합병에 대해 사실관계를 보강하기 위한 조사로 풀이된다.
주 전 대표는 지난달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두 회사 합병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혀 부당한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사장)이 삼성과의 사이와 거래관계를 언급하거나,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게서 불평을 들었다'며 부정적 보고서를 쓰지 말라고 압박한 점을 밝혔다.
'한화가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했을까'라는 의원의 질문에는 "우리나라 재벌들이 다 그렇지만 조직 폭력배 운영 방식과 똑같아서 누구라도 한 마디를 거역하면 확실히 응징해야 하는 논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 전 대표는 임기를 6개월가량 남긴 2015년 9월 연임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보도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업계에서는 주 전 대표가 합병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두 차례에 걸쳐 낸 것 때문에 조기 경질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한화그룹은 논란이 일자 주 전 대표의 잔여 임기를 보장하고 연임시키지 않는 쪽으로 상황을 일단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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