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 '묵란도' 첫 일반 공개…서울미술관 특별전

입력 2017-01-23 17:25  

사임당 '묵란도' 첫 일반 공개…서울미술관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신사임당(1504∼1551)의 '묵란도'가 일반에 첫 공개 된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소재한 서울미술관은 24일부터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신사임당의 그림 15점을 소개하는 특별전 '사임당, 그녀의 화원'을 개최한다.

가장 돋보이는 작품은 비단에 수묵으로 그린 '묵란도'다.

빛이 많이 바랬으나, 부드러운 필선으로 그려낸 난초 한 포기가 날아갈 듯한 모습으로 세로 92.5cm·가로 45cm의 화폭 아래쪽 절반을 차지했다.

2005년 KBS 1TV 'TV쇼 진품명품'에 등장한 이 작품을 눈여겨본 서울미술관 안병광 회장(유니온제약 회장)이 약 2년간 공들인 끝에 그림을 손에 넣었다. 구매가는 당시 감정가(1억 3천500만 원)의 약 2배 수준.




'묵란도'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림 위에 붙은 우암 송시열(1607∼1689)의 발문이다.

율곡 이이(1536∼1584)의 학통을 계승한 송시열은 "그 손가락 밑에서 표현된 것으로도 오히려 능히 혼연히 자연을 이뤄 사람의 힘을 빌려 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격찬했다.

류임상 학예연구실장은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연 그 율곡 선생을 낳으심이 당연하다'는 발문의 문구가 신사임당에 대한 평가에 양면적인 영향을 줬다"면서 "화가보다 훌륭한 아들을 길러낸 어머니로 각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14점은 풀과 벌레를 그린 초충도다. 이 중 10점은 짙은 남색 물을 들인 감지 위에 그린 것으로, 한 화첩에 있던 것이다.

꽈리와 맨드라미, 구절초, 오이, 가지, 쇠뜨기 풀, 패랭이꽃 등 다양한 식물이 꽃 피우는 곁에 잠자리와 나비, 쇠똥구리, 쥐 등 곤충과 동물이 노니는 모습을 담았다.

안 회장은 "출처부터 감정가협회에서 인정한 그림들로 구성했다"면서 "빌려와서 40∼50점으로 전시를 여는 방법도 있겠지만, 진위 논란에 시달릴 것 같아서 누가 뭐라고 해도 내놓을 수 있는 작품들로 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8월 개관한 서울미술관은 다음 달 400평 규모의 2관을 인근에 짓는다.

안 회장은 "지난해 15만 명이나 되는 관람객이 서울미술관에 다녀갔다"면서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왔을 때 꼭 찾을 수 있는 미술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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