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만 재외동포영사대사 인터뷰…"영사인력 실무교육 대폭 강화"
"북중 접경지역 실종 증가세…여행 자제 필요"
"정유라 소송 내면 송환 길어져 시기 예측 어렵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한동만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는 24일 "테러나 지진 등 해외 사건사고가 발생할 경우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외교부 산하 위기상황실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 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주말이나 야간에 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 내에 신속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교부와 경찰청 등 다양한 부처 전문가들이 합동 운영하는 형태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해외위기관리국'이 필요하지만 우선 위기상황실이 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해나갈 방침"이라며 "기존 영사콜센터와 함께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사는 아울러 영사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일단 이론교육 뿐만 아니라 실무교육을 대폭 늘려야한다는 인식 하에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부 시스템적으로는 통화 녹음 시스템을 개선해나가려고 한다"면서 "인권이나 나라별 규제가 달라서 쉽지는 않지만 영사관계자와의 전화 통화를 동의 하에 녹음하는 방식을 통해 영사서비스의 질도 향상시키고 갈등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대만에서 성폭행 피해를 입은 관광객들에 대한 현지 영사관계자의 응대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등 잇따라 논란이 빚어지는 것에 따른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한 대사는 최근 필리핀 전·현직 경찰이 연루된 한국인 납치피살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는 사안의 엄중성을 굉장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필리핀의 우리 대사관을 통해, 또 주한 필리핀대사를 초치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엄벌, 구체적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국가배상 소송 문제는 일단 유족이 필리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정부도 법률적인 사항을 상세히 파악 중에 있으며, 유족이 요청하면 긴밀히 협의하고 법률적 조력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사는 또 멕시코에서 구금된 뒤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한인 여성에 대해서는 "이틀 뒤 주한 멕시코대사를 만나서 신속한 해결을 위해 다시 한번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며 "한 두 달 내에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 대사는 아울러 "최근 북중 접경지대에서 우리 국민이 실종되는 등의 사건 발생이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지역 여행을 자제해주시길 바란다"며 관광객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북중 접경지대 우리 국민의 소재불명·실종은 모두 88건으로 이 중 8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16건이 접수돼 아직 3건이 미해결 상태다.
한 대사는 지난 9개월 여의 재임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지난해 4월 일본 구마모토(熊本) 강진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부임 이틀 만에 지진이 발생했다"면서 "당시 관계부처 회의, 신속대응팀 파견, 국민 대피 등이 이뤄졌는데, 이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느냐에 국민 보호가 달려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한 대사는 그러면서 "재외국민 보호는 정부의 중요한 임무로, 많은 주의를 기울임은 물론 시스템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면서 "해외에 나가시는 국민들도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등의 각종 안전여행 정보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편, 한 대사는 덴마크에 있는 '비선 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딸 정유라(21)씨의 송환 여부에 대해서는 "덴마크 법무부가 정 씨의 송환을 결정해도 정 씨가 현지 법원에 소를 제기하면 (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면서 "현재 송환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동만 대사는 1985년 외무고시(19회)에 합격해 외교관의 길로 들어섰다. 외교부 국제경제국장, 뉴욕 영사,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4월부터 재외동포영사대사직을 맡고 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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