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허용 이후 시합 중 소뿔에 받혀 2명 사망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에서 동물 학대를 이유로 3년 전 대법원이 중단시킨 인도식 투우(鬪牛) '잘리카투' 재개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해 300여 명이 체포됐다.
23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타밀나두 주도 첸나이 마리나 해변에서 1주일째 농성 시위를 벌이던 5천여 명의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이날 오전 해산에 나선 경찰에 반발해 경찰서 등에 불을 지르고 돌을 던졌다.
경찰 측은 최소한 마리나 해변 인근 경찰서 1곳과 경찰 오토바이 등 차량 15대가 불타고 경찰관 2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시위대 역시 수십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경찰이 먼저 해변에 모여 있던 시위대에게 몽둥이를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농성을 시작한 지 1주일이 된 데다 주요 국경일인 공화국의 날(26일)이 다가오면서 해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첸나이뿐 아니라 알랑가날루르와 코임바투르 등 주 내 다른 지역에서도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현재 시위대는 대부분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첸나이에서만 최대 1만5천명에 이르렀던 시위대는 21일 타밀나두 주 정부가 잠정적으로 잘리카투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통과시키면서 세력이 약해졌다.
하지만, 일부는 잠정 조치가 아니라 항구적인 시합 재개를 주장하며 지금까지 시위를 계속해 왔다.
잘리카투는 운동장에 황소를 풀어놓고 수많은 장정이 맨손으로 달려들어 황소의 뿔과 등에 난 혹을 잡아 제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기로 타밀나두 주에서 해마다 1월 추수 감사 축제 '퐁갈' 기간에 대규모로 열렸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 등에서 끊임없이 동물학대 문제를 제기한 데다 2010∼2014년 이 시합 도중 참가자 17명이 사망하는 등 사고가 계속되면서 2014년 대법원이 시합을 금지했다.
한편, 행정명령 발효 이후 22일 타밀나두 주 푸두코타이 지역에서 열린 잘리카투 시합에서 20대 참가자 2명이 소뿔에 들이받혀 사망했다고 인도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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