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칼슘 통로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계열의 혈압강하제가 치사율이 20~50%나 되는 치명적인 질환인 패혈증(sepsis)의 특효약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패혈증은 인체에 침입한 세균에 혈액이 감염되면서 나타나는 전신성 염증반응 증후군으로 환자가 이른 시일 안에 사망할 수 있다.
칼슘 통로 차단제 계열의 혈압약 복용이 패혈증을 예방하고 패혈증에 의한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2건의 연구결과가 미국 치료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Therapeutics)에 발표됐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과 익스프레스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이 중 한 연구논문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 의대의 브렌돈 시클루나 박사는 암스테르담 2개 병원에 패혈증으로 입원한 1천60명의 의료기록을 조사한 결과 혈압이 높아 평소 칼슘 통로 차단제 계열의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다른 환자에 비해 가장 위험한 기간인 입원 30일 동안 살아남을 가능성이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따라서 패혈증 환자에 칼슘 통로 차단제를 실험적으로 투여해 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제의했다.
한편 미국 쿠퍼 대학 의대의 린정(Zheng Lin) 박사는 또 다른 연구논문에서 패혈증으로 이어지는 가장 흔한 원인인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 2천214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평소 칼슘 통로 차단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다른 환자에 비해 패혈증 발생률이 절반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칼슘 통로 차단제가 어떻게 패혈증을 억제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혈압약 투여로 혈류가 개선되면서 온몸에 폭발적으로 번지는 염증의 광풍을 가라앉히고 면역체계도 회복시키기 때문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패혈증으로 전신에 염증이 발생하면 작은 혈전들이 만들어져 모세혈관들이 막히고 이 때문에 뇌,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조직으로 가는 산소와 영양소의 공급이 차단되고 대사 노폐물 제거가 중단되면서 복합 장기부전과 사망으로 이어진다.
칼슘 통로 차단제에는 암로스틴, 아디젬, 펠로텐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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