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목관아 일원…25일부터 사전행사 진행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2017 정유년 탐라국 입춘굿이 '빛의 씨앗을 품다'라는 주제로 25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제주목관아와 제주시 원도심 일원에서 열린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2월 3일 오후 제주어로 노래하는 뚜럼브라더스와 민요패 소리왓 등의 공연으로 흥을 돋운 뒤 옛 제주성의 동·서쪽에 있던 재물과 복의 신인 동자복(東資福)·서자복(西資福)에게 제를 지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동자복과 서자복은 복신미륵(福神彌勒)이라고도 한다.
이어 제주신화에 등장하는 설문대여신, 영등할망, 대별왕, 소별왕과 자청비 등 신상등(燈)과 풍물을 앞세운 길놀이와 서예 달인이 대형 붓으로 입춘 휘호를 쓰는 서예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퍼포먼스가 끝나면 신상들을 좌정시키고 풍요를 기원하는 세경신제를 지낸다.
또 나무로 만든 소인 '낭쉐'를 모시고 고사를 지내는 '낭쉐코사'로 이날 전야제를 마무리한다.
입춘(立春)인 4일에는 관공서 등을 돌며 정유년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액막이굿인 춘경문굿, 제주 전통 입춘굿, 축하공연, 탐라왕이 낭쉐를 몰며 밭을 가는 모의 농경의례인 친경적전(親耕籍田), 낭쉐몰이, 제주 전승 탈굿놀이인 입춘탈굿놀이를 선보인다.
시민은 부대행사로 마련된 전통놀이와 꼬마낭쉐 만들기, 입춘 춘첩 쓰기, 전통국궁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제주민예총은 본행사에 앞서 제주중앙지하상가 상인과 함께 25일부터 춘등제와 시민참여 축원마당 등 사전행사도 진행한다.
입춘굿은 '신들의 고향' 제주의 1만8천 신들이 역할과 임무가 바뀌는 '신구간'(新舊間)이 끝나고 새로운 신들이 좌정하는 '새 철 드는 날'인 입춘에 민·관·무(巫)가 하나 돼 벌였던 축제다.
탐라시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입춘굿은 일제의 문화말살 정책으로 단절됐다가 지난 1999년 복원됐다. 이후 해마다 열리며 제주의 대표적 민속축제로 자리 잡았다.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탐라시대부터 이어지는 제주도 유일 전통문화축제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원도심 상권 참여로 도시 공동체를 위한 전통문화 축제이자 한해의 시작을 여는 행사인 만큼 많은 참여 부탁한다"고 말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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