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심 기대' vs 日 '당황'…트럼프 'TPP 탈퇴'에 엇갈린 반응

입력 2017-01-24 15:22   수정 2017-01-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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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심 기대' vs 日 '당황'…트럼프 'TPP 탈퇴'에 엇갈린 반응

中, 표정관리 속 美보호무역 예의주시…日, 허탈감 속 대책 부심

(베이징·도쿄·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김병규 특파원 김남권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화하자 경제대국 중국과 일본의 반응에는 뚜렷한 온도차가 나타났다.





중국은 최대 경쟁국인 미국 주도의 협정이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도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면 TPP를 경기 부양의 핵심 수단으로 여긴 일본은 협정이 사실상 무산된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TPP는 미국, 일본은 물론 싱가포르, 칠레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한 TPP는 아태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도 갖고 있다.

TPP 무산이 세계 경제 패권국가로 성장하려는 중국에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자유무역 수호자 자리를 미국이 아닌 중국이 꿰차며 세계 경제질서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반(反) 보호무역, 세계화를 주창하며 자유무역 체제의 수호자임을 자처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줄기차게 다자간 무역협정을 배격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였다.

중국은 특히 TPP의 무산으로 자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힘이 더 실린 것으로 기대한다.

RCEP는 중국이 미국 중심의 TPP에 맞서 추진한 자유무역협정이다. 현재 한국, 일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TPP 폐기 공약으로 TPP 회원국이었던 페루와 칠레가 이미 RCEP로 선회할 움직임을 보인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보호무역의 칼날을 휘두르겠다고 공언한 상태라 중국은 표정관리 속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중국을 무역 불균형을 일으킨 '성폭행범'으로 몰아가며 고관세 부과, 환율조작국 지정을 할 것이라며 위협했다.

중국 정부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은 가운데 중국 언론매체들은 "미국의 무역정책이 급변하고 있다"며 보호무역 현실화 등 향후 추이에 주목했다.






일본은 '올 것이 왔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 대선 직후 외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며 TPP 폐기 저지에 사력을 다한 터라 허탈감마저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TPP를 자신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핵심으로 강조할 만큼 협정 개시에 공을 들였다.

아사히신문은 24일 일본 정부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TPP의 필요성을 이해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TPP 탈퇴가 현실화하자 앞일을 예측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대책을 마련하려는 일본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일본은 미국의 불참으로 김이 빠지더라도 TPP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호주의 맬컴 텀불 총리와 통화를 하고 미국 빠진 TPP라도 조기 발효토록 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TPP 폐기로 미국에 한 방 제대로 맞은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재협상도 우려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멕시코를 생산 거점으로 한 일본 자동차, 전자제품 업체들이 나프타 재협상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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