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인간 본성의 역사·정관정요

입력 2017-01-24 15:56  

[신간] 인간 본성의 역사·정관정요

조선 예술에 미치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인간 본성의 역사 = 홍일립 지음.

인류가 오랫동안 답을 찾고자 했던 질문인 '인간 본성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동서양 학자들의 사상을 집대성했다.

저자는 2010년 '인상주의-모더니티의 정치사회학'을 쓴 홍석기 씨로, 홍일립은 필명이다. 그는 이번 책을 쓰기 위해 약 5년간 은둔하며 공부와 성찰을 계속했다고 한다.

그는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을 비교하는 데서 시작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살펴보고, 근대로 넘어와 데카르트와 홉스, 로크의 인간 본성론을 분석한다.

이어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같은 현대 학자의 생각도 소개한다. 또 인간 본성을 알기 위해 다윈의 인간학과 현대 생물학까지 파헤친다.

많은 학자의 사상을 상세하게 정리한 저자는 맺음말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우리가 알고 있지 못한 것들에 대한 대부분의 답은 아마도 자연 속에 있을 것이다. 나는 인간의 사유와 행위의 역사에서 이 이상의 진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나는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모른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에피파니. 1천184쪽. 4만7천원.

▲ 정관정요 = 오긍 지음. 김영문 옮김.

당나라의 기틀을 확립한 태종 이세민(재위 626∼649)이 통치 과정에서 신하들과 주고받은 문답을 모은 책. 정관(貞觀)은 태종의 연호이며, 정요(政要)는 정치의 핵심을 말한다.

당 태종은 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라는 뜻의 '군주민수'(君舟民水)를 통치 철학으로 삼아 나라를 다스렸다. 후대에 태종의 치세를 지칭하는 '정관지치'(貞觀之治)는 태평성대와 동의어로 사용됐다.

저자인 오긍(670∼749)은 당 태종 사후에 태어난 사관(史官)으로, 황제를 위한 정치 교본으로 정관정요를 썼다. 태종의 치적뿐만 아니라 과오까지 담아 당 조정이 출판을 불허했으나, 이후 동아시아에서 두루 읽히는 정치 교과서가 됐다.

김영문 씨가 18세기 청나라 건륭제 때 간행된 '사고전서' 본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적을 참고해 옮겼다.

그는 머리말에 "정관정요를 무결점·무오류의 리더십 고전으로 불러서는 안 된다"면서도 "아집과 독단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리더들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썼다.

글항아리. 608쪽. 2만5천원.

▲ 조선 예술에 미치다 = 전기열 지음.

30여 년간 애정을 갖고 도자기를 수집해온 저자가 풀어낸 '조선 도자기'론.

저자는 먼저 조선시대에 제작된 하얀 도자기를 '백자'로 통칭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백자를 살펴보면 미색, 회백색, 청백색으로 색상이 다양한 데도 백자라고 묶어 부르는 탓에 각각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가 한국의 백색을 '비애의 미'로 규정했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야나기의 생각이 한국에 여전히 깊게 뿌리내려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단순하고 하얀 조선백자의 미학을 '불교'라는 프리즘으로 해석하자고 제안한다. 그는 "불교에서는 언제나 '무(無)의 미(美)'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이며 가치라고 여긴다"며 "나는 우리 흰색을 논할 때 백색미학이라 하지 않고 무색미학이라 한다"고 말한다.

아트북스. 336쪽. 2만5천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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