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20위까지 공개…키워드별 그래프 제공
'뉴스토픽' 나란히 배치…서비스 폐지 대신 '정공법'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인터넷 포털 네이버가 검색어 순위 서비스를 개편한다고 24일 밝혔다. 검색어 순위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안팎의 지적을 의식한 조치다.
네이버는 우선 그동안 10위까지만 보여주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를 20위까지 보여주기로 했다. 차트 상단의 탭을 누르면 1∼10위, 11∼20위를 따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일정 시간 동안의 검색량 증가 비율이 높은 키워드를 선별해 노출하는 서비스인데, 15초마다 새로 집계되기 때문에 순위 변동이 빈번한 편이다.
이번에 노출 순위를 10위에서 20위까지로 확대한 것은 특정 검색어가 갑자기 사라지더라도, 이를 네이버가 자의적으로 뺀 것이 아니라 순위가 뒤로 밀렸을 뿐이라는 것을 이용자들에 확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노출 검색어 제외 사례를 감시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검증위원회의 문호를 넓히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 서비스를 계속 개선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올해 3월 중에 '검색어 트래킹'(Tracking) 기능도 추가한다.
검색어 순위 50위권에 드는 특정 키워드가 하루 동안 15초 단위로 검색량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래프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주요 키워드가 20위권 안팎으로 들락날락하는 변화를 보여주려는 장치다.
또 '핫토픽' 명칭을 '뉴스토픽'으로 바꾸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나란히 배치한다.
뉴스토픽은 최근 3시간 동안 보도된 뉴스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된 구절을 추출해 키워드로 보여주는 서비스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와 보완적 성격을 가진다.
이밖에 네이버는 인공지능 기반의 추천 기술인 AIRS(AI Recommend System)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색어 순위 관리나 뉴스 편집 등을 사람이 직접 하면서 불거지는 여러 가지 논란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네이버는 작년 1∼5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서 특정 키워드를 하루 평균 9개꼴로 임의 제외한 사실이 작년 말 드러나 여론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특히 키워드 제외 규정에서 '법령이나 행정·사법기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라는 조항을 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자 급히 '법령에 의거해 행정·사법기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로 수정하기도 했다.
한때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검색어 순위를 아예 폐지하라는 요구가 나오기도 했으나, 네이버는 오히려 검색어 순위 공개 범위를 더 넓히는 쪽으로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인터넷 회사의 한 임원은 "네이버의 검색어 순위 조작 논란은 2012년부터 반복돼온 이슈"라며 "그만큼 네이버의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인데, 지속적인 소통과 투명한 운영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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