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매개체' 가창오리떼 북상에 충남 서해안 지자체 '긴장'

입력 2017-01-25 08:00   수정 2017-01-25 09:19

'AI 매개체' 가창오리떼 북상에 충남 서해안 지자체 '긴장'

설 연휴 사람·차량 이동 맞물려 불안감 증폭

(서천=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남쪽으로 내려갔던 가창오리떼가 충남 서해안 철새도래지로 북상하자 충남도와 해당 시·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전파 매개체로 알려진 겨울 철새 가창오리떼가 지역에 AI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구나 설 연휴 사람과 차량의 대거 이동이 불가피해 시·군 방역당국과 지역주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천군에 따르면 요즘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 머물던 가창오리떼 35만마리 중 일부가 서천 금강호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강호에는 밤마다 먹이활동을 하는 가장오리떼가 심심찮게 보인다. 동림저수지와 금강호는 승용차로 40분 거리다.

11월 말 한반도를 찾은 가창오리는 동림저수지에서 일정 기간 먹이활동을 하다가 북쪽의 금강호, 천수만, 삽교호 등을 거치면서 북상한다.

서천군 관계자는 "요즘 금강호에는 수만마리의 가창오리가 서식하고 있다"며 "가창오리떼의 비상 모습이 장관을 연출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방역당국과 축산농가 입장에선 여간 고민거리가 아니다"고 토로했다.

서산시 관계자도 "이달 초 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며 "남쪽으로 내려갔던 가창오리떼가 다시 몰려온다니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지난 3일 서산의 한 농가가 사육 중인 닭이 고병원성 AI에 감염돼 해당 농가와 인근 농가에서 키우던 가금류 600여마리가 살처분됐다.

해당 시·군은 가창오리 이동 시기를 맞아 철새도래지 주변 농가 소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문제는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다.

연휴 기간 귀성객과 차량 이동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휴무인 데다 긴장감이 떨어져 방역 소홀이 우려된다. 이는 AI 확산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시·군은 사료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택배, 우편물, 음식배달을 위한 외부인 출입도 제한할 것으로 축산농가에 당부했다.

야생동물이 축사 내로 들락거리지 않도록 차단망과 울타리 상태를 점검하고 농장에 있는 사료 잔존물에 대해서는 매일 청소와 소독을 할 것을 요청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가창오리떼가 북상하고 설 연휴 유동인구도 많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며 "귀성객들도 AI 확산을 막기 위해 가금류 사육 농가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남에서는 지난해 11월 23일 아산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57건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j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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