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태 이탈리아 호텔 사망자 14명으로 늘어…실종자 15명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지진으로 유발된 눈사태로 대량 희생자가 나온 이탈리아 호텔과 관련한 만평으로 또 다시 이탈리아인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24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샤를리 에브도는 최근 자사의 페이스북에 "눈이 도착했다"는 제목 아래 죽음의 신이 스키를 타고 산을 내려오는 만평을 실어 이탈리아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만평이 올라온 직후 이 잡지의 페이스북에는 "사람의 목숨을 희화화하는 샤를리 에브도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 잡지는 작년 8월에는 이탈리아 중부 아마트리체를 강타한 강진 피해자를 이탈리아 파스타 요리에 빗댄 만평을 게재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세르지오 피로치 아마트리체 시장은 이 잡지가 또 다시 이탈리아에 닥친 재난을 소재로 한 만평으로 물의를 빚자 "샤를로 에브도는 목숨을 가지고 계속 섬뜩한 도발을 하고 있다"며 "이탈리아인들이 직접 그린 만평으로 응수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피로치 시장은 샤를리 에브도가 당시 만평에서 지진 희생자들의 시신이 중첩된 라자냐 등을 그려넣자 "재난의 희생자를 풍자의 소재로 삼을 수는 없는 법"이라고 분노하며 작년 9월 이 잡지를 이탈리아 법원에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피로치 시장의 제안에 이탈리아인들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역이용한 다양한 만평을 창작, 소셜미디어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작품은 이탈리아 구조대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에 등장한 죽음의 신을 막아서는 장면을 담았고, 피로치 시장은 이 작품을 '생명을 위한 만평'이라고 부르며 칭송했다.
또 다른 작품은 구조대가 죽음의 신을 발로 차 내쫓는 장면에 '프랑스로 가는 편도 항공편'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샤를리 에브도가 프랑스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며 프랑스의 자유와 관용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눈사태로 붕괴한 이탈리아 중부 그란 사소 국립공원 인근의 호텔에서는 엿새째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구조대가 23일 밤부터 이날 오전 사이에 실종자 시신 9구를 발견함에 따라 이번 재난으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14명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구조된 사람은 11명, 실종자는 15명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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