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오승환·이대호 등 1982년생들 뛰어넘을까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06년 한국프로야구에 등장한 '무서운 고졸 신인'들이 꿈의 무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만난다.
황재균(30)은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준비한 메디컬테스트를 받기 위해서다.
공교롭게도 절친한 친구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도 같은 비행기에 오른다. 류현진은 개인 훈련을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떠난다.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이미 미국으로 떠났다.
김현수는 1988년생이지만, 1월에 태어나 1987년생과 함께 학교생활을 했다.
황재균이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면서 올해 메이저리그에는 '2006년 KBO 고졸 신인'이 4명으로 늘어났다.
이제 이들은 한국 야구의 얼굴이다.
류현진, 김현수, 강정호는 중, 고교를 거치며 얼굴을 익혔고 2005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때 함께 했다.
동산고 투수 류현진과 신일고 내야수 김현수, 광주일고 포수 강정호는 이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사실 당시 대표팀에서 크게 주목받은 선수는 시속 150㎞를 넘는 직구를 뿌린 한기주(당시 동성고·현 KIA 타이거즈)와 고교 2학년으로 태극마크를 단 김광현(당시 안산공고·현 SK 와이번스)이었다.
한국 청소년 대표팀은 안방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2006년 김광현, 양현종(KIA), 이용찬(두산 베어스) 등 1988년생이 주축을 이룬 청소년 대표팀이 에드먼턴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2005년 아시아 대회 결과는 더 초라해졌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달랐다. 1987년생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고교 시절에는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황재균까지 가세했다.
류현진은 2006년 프로에 입성하자마자 18승 6패 평균자책점 2.23, 204탈삼진을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달성해 신인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을 석권했다.
신인지명회의에서 프로 구단의 외면을 받고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하는 아픔을 겪은 김현수는 2007년 주전 외야수로 도약했고, 2008년 타격왕(타율 0.357)에 오르며 '타격 기계'의 명성을 얻었다.
강정호는 2008년부터 주전 내야수로 활약했고, 시즌을 더할수록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유격수'의 위력을 뽐냈다.
황재균은 강정호와 팀 내 경쟁을 펼치며 함께 성장했고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하면서 꽃을 피웠다.
류현진, 김현수, 강정호보다 화려함은 덜했지만 황재균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뽑히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3루수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 가장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시즌 종료 후 한국에 올 때마다 2006년 입단 동기와 만났다.
그를 보며 강정호, 김현수도 꿈을 키웠고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했다.
류현진은 2013, 2014년 2년 연속 14승을 거두며 다저스 3선발로 활약했다. 2015년 어깨 수술을 받고 최근 2년 동안 빅리그에 한 경기만 등판했지만, 여전히 다저스는 류현진의 부활을 기대한다.
2015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는 피츠버그의 주전 3루수다.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빚었지만, 피츠버그에서 그의 기량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지난해 빅리그 무대에 선 김현수는 시즌 초 팀의 차가운 시선을 실력으로 극복했다. 1년 사이 그의 팀 내 위상이 높아졌다.
황재균은 도전자다.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소속에 따라 연봉에 차이를 두는 계약)을 한 황재균은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황재균이 빅리거로 도약하면, 동갑내기 친구 4명이 동시에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진기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들이 한국 야구를 이끄는 세대로 자리매김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태어난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김태균, 정근우(한화 이글스) 등은 해외 리그와 국내 무대에서 한국 야구를 대표했다.
특히 추신수, 오승환, 이대호는 지난해 동시에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이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얼굴이 바뀌고 있다.
KBO리그에서 자란 2006년 신인 4명이 가장 크고 높은 무대에서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걸고 뛴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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