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트럼프 아저씨, 아저씨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시리아 어린이들을 구해주시면 안 될까요?"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내전 최대 격전지인 알레포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알레포의 안네 프랑크' 바나 알라베드(7)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시리아에 두고 온 친구들을 구해달라는 애절한 공개편지를 보냈다고 BBC방송이 25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에 썼다는 이 편지에서 알라베드는 "저는 시리아 알레포에서 온 7살 소녀 바나에요. 작년 12월 동알레포를 떠나기 전까지 시리아에만 살았어요. 시리아내전으로 고통받은 어린이 중 한 명이에요"라는 자기소개로 글을 시작했다.
알라베드는 이어 "전 이제 터키의 새집에서 평화를 찾았지만 수십만 명의 시리아 어린이들은 저 같지 않아요. 제 친구들 일부는 세상을 떠났어요. 살아있다면 지금 같이 놀았을 텐데라는 생각에 너무 슬퍼요"라고 적었다.
알라베드는 "터키에선 밖에 나가고 즐길 수도 있어요. 아직 학교에 가지는 않지만, 학교에도 갈 수 있어요. 이래서 아저씨를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평화가 중요한 것 같아요"라는 성숙한 견해도 밝혔다.
알라베드는 그러면서 "아저씨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으로 아는데 그러면 시리아 사람들과 어린이들을 구해주시면 안 될까요? 시리아 아이들도 아저씨네 아이들과 똑같아요. 아저씨처럼 평화를 누릴 권리가 있답니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리아내전 종식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알라베드는 "시리아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신다고 약속하면 제가 아저씨의 새 친구가 되어줄게요"라는 깜찍한 제안도 건넸다.
알레포 출신인 알라베드는 영어 교사인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9월부터 알레포의 참상을 트위터에 게재해 유명인사가 됐다.
알라베드가 쓴 편지 내용을 BBC방송에 전달한 바나의 어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을 방송에서 여러 번 보더니 이렇게 썼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라베드의 이런 애절한 바람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강력한 공조 의사를 수차례 밝혔으며 알아사드 정부와 반군 간의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는 한 내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BBC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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