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10여일만에 한미 국방장관회담 성사될듯
한·일부터 찾는 매티스 美국방…"北위협 심각성 인식 의미"
매티스 방한기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예방도 협의 관측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관계 조율을 위해 군사채널이 가장 먼저 가동된다.
한미는 다음달 초 서울에서 한민구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간 회담을 하기로 하고 현재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간 장관급 회동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여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25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최대한 신속하게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갖자고 미국 측에 제안해 왔다"면서 "논의가 빠르게 진행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 통상 정상 간 만남이 있고 그 과정에서 안보 관련 주요 방향이 정해졌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제한돼 따로 접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국방장관 회담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갖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 미국이나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외교장관 회담부터 열고 정상회담 개최를 비롯한 주요 현안을 두루 논의한다. 국방장관 회담은 정상회담이 열린 뒤에 열리는 게 일반적이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에도 한미 간 협의는 외교장관회담, 정상회담, 국방장관 회담 순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탄핵사태로 정상회담 추진이 어렵게 되면서 정부는 한미관계 조율을 위해 외교 및 군사채널을 동시에 가동했고 군사채널이 먼저 뚫린 것이다.
물론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취임일에 무난하게 상원의 인준을 받은 반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내정자는 아직 상원의 인준을 받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 장관이 방한기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예방하는 방안이 한미 간에 협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티스 장관은 한국과 함께 일본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 장관이 첫 해외방문지로 아시아를 택한 것도 의미가 적지 않다고 우리 군은 보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도 그만큼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 아니겠냐"고 말했다.
중국의 세력 확장과 맞물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동맹국을 과거 정부와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국방장관회담이 열리면 우선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불가피성을 강조할 가능성도 있다.
한미는 사드를 연내 경북 성주의 롯데스카이힐골프장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중국의 반발과 우리의 조기대선 가능성 등이 맞물려 일정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가 논의될 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며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 왔다.
그렇지만 우리 군은 이번 국방장관회담에서 분담금 문제가 의제로 오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첫 만남부터 껄끄러울 수 있는 의제가 논의되겠느냐"고 말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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