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7017' 4월 개장에 맞춰 보행특구 지정…나들이 코스도 개발
교통영향평가에서 '보도 폭 2m 이상' 요구한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올해 4월 서울역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 개장과 맞물려 인근 만리동과 회현동 등 일대가 보행 특구로 지정된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을 전국 최초로 '보행자 전용길'로 지정하고, 그 주변 지역 1.7㎢를 '보행환경 개선지구'로 만들어 보행 특구로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보행자 전용길로 지정되면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차량이 지나가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차량이 없는 안전한 보행 공간으로 꾸밀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는 서울로 7017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남대문로와 소공로, 서쪽으로는 충정로와 손기정로 등을 경계로 하는 만리동과 회현동 일대 1.7㎢를 보행환경 개선지구로 지정한다.
보행환경 개선지구로 지정되면 보행자 장애물과 옥외광고물 등을 우선하여 정비해야 한다. 고원식 횡단보도, 차량 속도 저감시설, 교통신호기 등도 먼저 설치할 수 있다.
시는 이 지역을 '보행 특구'로 지정하고, 5개의 도보여행 길을 조성해 역사문화 콘텐츠와 어우러지는 관광 코스로 만든다.
시는 "보행 특구란 안전·편리·쾌적한 보행 공간에 걷는 즐거움과 매력을 더한 곳"이라며 "역사·문화적으로 가치가 있고 보행량이 많은 지역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보행도시로 가려는 강력한 의지를 담아 서울로 7017에 처음으로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보행 특구에 만들어지는 5개 도보여행 길은 짧게는 0.9㎞에서 길게는 2.5㎞로, 13∼37분이 걸린다.
시는 도보여행길 스토리를 담은 안내 지도를 만들고, 4월부터 서울로 7017 안내 부스와 인근 지하철 역사에 비치한다. 온라인 홈페이지 '서울을 가지세요'(have.seoul.go.kr)에도 소개할 예정이다.
시는 서울로 7017로 가는 길 17곳에 횡단보도 38개를 설치하고, 보도를 연장하거나 턱을 낮추는 등 접근성을 높이는 공사를 4월 개장 전까지 마칠 방침이다.
소월로는 차도를 4차로에서 3차로로 줄이고, 보행 밀집지역인 남대문시장4길에는 보행자 우선도로를 만든다.
올해 하반기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 개통에 맞춰 도심 종로도 보행 특구로 다시 태어난다.
세종대로사거리에서 동대문역에 이르는 동서축 2.8㎞ 구간은 보도 폭을 최대 10m까지 넓히고, 환기구 등 장애물을 이설·통합하고, 횡단보도를 만들어 걷기 좋은 길로 만든다.
이후 창덕궁∼세운상가∼남산 구간 남북 보행축을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꾸민다.
서울 대표 명소인 인사동과 한옥 카페 등으로 최근 유명세를 치른 익선동 등이 있는 종로 북쪽은 보행 명소 거리로 조성한다.
인사동4길과 삼일대로30길 등 보행환경이 열악한 이면도로는 색상과 디자인을 바꾼다. 탑골공원 주변 낙후한 락희거리, 종로3가역 인근 돈화문로11길도 보도폭을 넓히고 소규모 공연장을 만드는 등 새로 단장한다.
시는 종로 지역에도 '전통과 문화의 인사동'·'오밀조밀 익선동'·'언제나 청춘 락희거리' 등 6개 보행 나들이 코스를 개발한다.
시는 앞으로 교통영향평가에서 차량 소통뿐 아니라 보행 분야에 대한 평가도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사업지 내에서 유효 보도폭 2m 확보를 요건으로 걸었지만, 앞으로는 보행 수요에 맞춰 '2m 이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또 보도가 단절되지 않는지, 주변 버스정류장 등 대중교통수단으로 동선이 적절하게 짜여지는지 꼼꼼히 들여다 보도록 보행 관련 지침을 마련한다.
시 관계자는 "유효 보도폭 2m 이상을 확보하도록 할 방침이지만, 3m까지는 (폭을) 반영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사업지의 보행동선 체계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도심 흥인지문 교차로와 경복궁역 교차로 등 12곳에 사방으로 통행할 수 있도록 'ㅁ'자 모양 횡단보도를 설치한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서울로 7017과 종로가 보행자의 품으로 돌아오는 올해는 '걷는 도시, 서울'이 결실을 맺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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