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IoT 보급 늘자 가전제품 사이버공격 7배 급증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TV나 방범카메라 등 소비자들과 가까운 가전제품이 사이버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일본에서 작년 12월 공격 건수는 같은 해 1월에 비해 7.4배나 급증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업의 정보시스템이나 PC의 사이버공격 방어책은 향상했지만, 모든 물건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이 확산되며 인터넷접속 가전제품도 공격에 노출됐다.
일본 경찰청은 가전제품을 노렸다고 보이는 사이버공격이 작년 12월 어드레스 1개당 하루 평균 1천692회가 발생했다고 파악했다. 경향을 알아보려는 표본추출조사이긴 하지만 1월의 7.4배나 됐다.
특히 10월 이후에 급증하고 있다. IoT에 의한 인터넷 접속이 빠르게 늘고 있는 방범카메라나 TV 등 각종 가정용 기기가 쉽게 사이버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에 가전제품 제조회사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파나소닉은 올 봄 이후 시판하는 인터넷 접속 방범카메라에 사이버공격을 탐지하는 기능을 탑재해 판매한다. 사이버공격을 탐지해 영상을 몰래 엿보려는 시도를 파악한다. 이미 판매한 카메라에 대해선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으로 기능을 추가해준다.
소니도 사이버공격에 취약한 프로그램이 발견되면 인터넷을 경유해 소프트웨어를 갱신하고 있다.
캐논은 작년 봄 이후에 시판한 방범카메라 모든 기종을 비밀번호 설정 없이는 사용할 수 없게 했다.
TV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 이후 사이버공격 대상이 됐다. 정보보안기업 트렌드마이크로에 따르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TV 화면이 움직이지 않고, 화면에 금전을 요구하는 메시지도 표시된다.
이런 바이러스는 '랜섬웨어(ransomware)'로 불리며, 작년부터 PC를 중심으로 피해가 급증했다.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행에 가담할 우려까지 커졌다.
이에 트렌드마이크로는 가정의 기기를 사이버공격에서 지키는 장치를 시판하고 있다.
가전기기를 노린 공격이 급증한 것은 '미라이'라고 불리는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면서다. 이에 감염되면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서버에 데이터를 보내버리도록 원격지로부터 지시받게 된다.
공격자는 많은 기기로부터 데이터를 한곳으로 일제히 송신해 웹사이트를 무력화시키는 'DDoS공격'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 미라이를 사용한 DDoS공격 청부업자도 일본 인터넷상에서 확인됐다.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미라이에 감염한 카메라에 많은 전자부품을 공급하던 중국의 업체는 지난해 가을 리콜을 실시했다. DDoS공격을 통해 특정한 주장을 하거나, 기업을 협박하는 사례도 많다.
남의 방범카메라를 해킹해 열람하는 집단도 있다. 라이브 영상을 공개해버리는 '엿보기 사이트'도 성행하고 있다. IoT 시대가 개인들의 사이버공격 피해 가능성도 높이는 셈이다.
tae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