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우리 문화재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불교 문화재다. 사찰부터 석불, 석탑, 불화, 사리장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불교 문화재를 소개한 책 '테마로 읽는 우리 미술'(혜안 펴냄)이 나왔다.
13년간 900여 곳의 사찰과 절터를 답사한 신대현 능인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괴산 각연사 비로자나불좌상, 가평 현등사 수월관음도 등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불교 미술품의 가치를 짚어주는 데 공을 들였다.
저자는 9, 10세기에 만들어진 거로 추정되는 각연사 비로자나불좌상(보물 433호)에 대해 비례가 적당하며 섬세한 조각 솜씨를 보여주는 불상이라고 평했다.
'어색한 손 모양이 불상을 허술하게 만든다'는 문화재청 해설에 대해서는 "손 부분은 실제 부처를 대하는 것 같은 실감을 느끼게 해주는 기법으로 제작됐다"면서 "비로자나 신앙의 유행에 따라 새 양식이 나타난 작품"이라고 반박했다.
현등사 수월관음도(경기도 유형문화재 198호)도 1850년 신정왕후가 제작을 의뢰한 사실이 확인된 점(역사성), 숭유억불 사조가 누그러진 시대상을 반영하는 점(시대성), 여느 수월관음도에서 볼 수 없는 형태의 물병을 배치한 점(희소성)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작품이다.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오래될수록 좋은 것이라는 호고주의를 비판하면서 "문화재 가치를 시대순으로 매기려는 생각은 미술사를 오염시킨다"고 지적했다.
17~18세기에 제작됐으며 소박하고 푸근한 멋을 풍기는 서울 보문사 석가불상, 논산 관촉사 보살입상과 강화 전등사 닫집(불단 위에 처마구조물처럼 만든 조형물) 등 총 47개 작품과 유적에 대한 해설이 실렸다.
392쪽. 1만8천원.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