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태평양참다랑어(구로마구로) 자원 보호가 글로벌 과제로 부각된 가운데 지난해 말 규정을 어기고 참다랑어를 잡다가 걸린 일본이 세계적인 비난에 직면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일본은 참다랑어 어획은 물론 소비에서도 세계 1위 국가다.
작년 12월 '반칙 어로'가 적발된 곳은 나가사키현과 미에현이다. 규정을 어기고 제대로 자라지 않은미성어(未成魚)를 잡은 것이 문제가 됐다. 두 현의 반칙조업 어획량은 90t 이상으로 추정돼 일본의 연간 어획 상한 4천7t의 2%가 넘는다.
참다랑어 주어획지인 나가사키현 쓰시마시에서는 어선 16척이 승인을 받지 않고 3개월간 12t을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예년에 없는 엄청난 양의 어획고였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쓰시마시 가미쓰시마초 어업협동조합은 "반성하고는 있지만 어부는 물고기를 발견하면 잡고 싶어진다"고 어물쩍 해명했다.
일본 수산청은 전국적으로 다른 사례가 없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환경단체 등은 남획으로 인해 참다랑어 성어 자원량이 참다랑어 어업이 본격화되기 전의 2.6%까지 급감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은 2014년에 참다랑어를 '멸종우려종'으로 지정했다.
일본도 어획량을 억제하는 국제사회 합의에 따라 광역단체별로 어획 상한을 설정, 어획량 승인제라는 느슨한 대책을 최근 강구했다.
하지만 반칙어획 적발로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은 더 싸늘해졌다.
수산청 간부는 "일본의 신용이 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칙어획 적발 직전인 작년 12월초 피지에서 열린 '중서부태평양참다랑어류위원회'(WCPFC) 연차회의에서도 참가국들이 잇따라 일본을 비판했다.
당시 유럽연합(EU)의 대표가 "자원량이 적은데도 조치가 안이하다. 더 엄격하게 해야 한다"며 일본을 공격하고 나서자 뉴질랜드나 남태평양의 크고 작은 섬나라들이 속속 동조하고 나섰다.
연차회의에서는 "늦어도 2034년까지 참다랑어 성어의 양을 어업이 본격화되기 전의 20%까지 회복시킨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를 실현하려면 사실상 금어조치를 도입해야 한다.
일본 수산청은 그러나 연차회의 합의 내용이 "법적 구속력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검토는 하지만 실행할지는 다른 문제"라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느슨한 어획 규제로는 일본내의 어업·유통 관계자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고, 소비에도 영향을 적게 하면서 참다랑어 어족자원량 회복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연차회의 뒤에 반칙어획도 발각돼 일본의 주장은 국제사회에서 이해를 얻기 더 어려워졌다. 급기야는 다랑어도 꽁치·고등어처럼 법률로 엄격히 어획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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