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묵비?'…특검 "그대로 신문조서 남길 것"

'최순실 묵비?'…특검 "그대로 신문조서 남길 것"

다른 진술·증거 충분…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수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6차례 불응하다 25일 체포영장 집행으로 강제소환됐지만, 조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씨는 이날 오전 11시 15분께 특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 12월 24일 첫 조사 이후 한 달 만이다.


최씨는 호송차에서 내리자마자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억울하다", "자백을 강요한다"는 등의 말을 쏟아내며 특검에 강한 반감을 보였다.

이러한 최씨의 태도는 체포영장 유효 기간인 48시간 내내 '묵비권'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검사의 추궁에 입을 꾹 다물고 일절 대응하지 않는 방식이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도 최근 "특검의 체포영장 청구는 자유지만 최씨에게도 법에 보장된 권리가 있으니 최소한의 자기방어를 할 것"이라며 묵비권 행사를 시사한 바 있다.

특검은 최씨가 묵비권을 행사할 경우 이를 그대로 피의자 신문조서에 남긴다는 방침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묵비해도 조서는 그대로 작성된다. 조사에는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통상 수사기관에 불려온 피의자가 입을 다물면 조서에는 '묵묵부답' 또는 '답변 없음' 등으로 표기된다.

특검의 이런 전략은 굳이 최씨의 입을 통해 진술을 받지 않더라도 혐의를 입증을 증거가 충분하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특검이 굳이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아 최씨를 조사실에 앉힌 게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본인의 소명을 듣기 위한 절차라는 해석이다.

특검이 이날 최씨를 상대로 추궁할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와 관련해선 이미 관련자 진술과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상태다.

이대 비리와 관련해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남궁곤(55) 전 입학처장, 류철균(51)·이인성(54) 교수 등 핵심 인물 4명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본인 진술 외에 다른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경우 최씨의 이런 비협조적 태도는 오히려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수사기관에서의 묵비는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본인 진술 외에 다른 증거가 있는데도 계속 수사나 재판에 협조하지 않으면 양형 가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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