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중·윤균상이 그리는 지도자상…MBC 30일 밤 10시 첫방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임금임에도 민심을 얻지 못한 연산군과 도적이지만 만백성의 응원을 한몸에 받았던 홍길동.
두 사람의 전혀 다른 리더십은 이 혼란한 시대, 진정한 지도자의 덕목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게 한다.
물론 민초들의 마음을 훔친 홍길동도 처음부터 영웅은 아니었을 것이다.
MBC TV새 수목극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은 홍길동을 통해 보는 시대의 올바른 지도자상과, 권력이 아닌 애민 정신이 나라를 구하는 길임을 깨달으면서 한 인간이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소설 속 신출귀몰한 '도인 홍길동'이 아닌, 몰염치·몰상식·비인간의 폭력 앞에서 화내는 법조차 잊어버린 백성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인간 홍길동'을 말이다.
[https://youtu.be/ThBz6h917x0]
김진만 PD는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역사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는 과거에 천착하기보다 그 시대를 비춰 현재 일어나는 일들을 조망하는 게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기획의도를 설명할 때부터 현 시국을 조명하는 역할을 부인하지 않고 오히려 강조했다. 물론 초반 기획 당시에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이었지만, 운명처럼 맞닥뜨린 셈이다.
시국이 이렇다 보니 동시간대 경쟁작인 KBS 2TV '김과장'이나 SBS TV '사임당, 빛의 일기'도 사회의 부조리함을 담긴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역적'의 차별점은 뭘까.
김 PD는 "'역적'은 정통사극이다. 또 그동안 여러분이 즐긴 사극과는 화면부터 다를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돈과 시간이 없어 천을 염색하지 못해 흰옷만 입었던 그 시대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소박한 흰옷을 어렵게 마련한 일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는 "그런 하나하나 화면을 통해 노비와 백성의 이야기를 그리고 가족애와 인류애를 담담히 따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길동의 아버지 아모개 역에 김상중, 홍길동 역에 윤균상을 캐스팅한 데 대해 '정확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PD는 "윤균상씨는 tvN '삼시세끼'에서 보여준 '큰 애기' 같은 느낌의 순박한 청년의 모습을 보고 캐스팅했다"며 "홍길동이 처음부터 영웅이 아니라 아모개로부터 받은 사랑을 토대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가 점점 확장되는 인류애 속에서 백성들을 위해 싸우는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5~28회쯤에 가장 극적이고 강렬한 홍길동의 모습이 있는데 윤균상씨가 멋지게 해냈다"고 덧붙였다.
김상중과 그의 캐릭터 아모개에 대해선 특히 애착을 드러냈다.
김 PD는 "아모개는 홍길동의 육체적 아버지이기도 하고 100년 뒤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전생일 수 있다. 또 지금 김상중씨로 환생했을 수 있다"며 "이렇게 얘기할 만큼 꼭 김상중씨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BS '그것이 알고싶다' 등을 통해 알려진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씨종' 아모개를 표현하면서 그 속에서 진실어린 얘길 담아내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전 연출작인 MBC '킬미힐미'를 통해 연기대상을 받았던 지성이 서로 다른 작품인 SBS '피고인'에서 열연하는 데 대해선 "자기 작품에서 각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파이팅'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역적은 총 30부작으로 30일 밤 10시 첫 방송.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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