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 시장 확대가 긍정적 영향 미쳐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국제 사회에서 한국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 전 세계적인 경기 부진의 지속 등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한국 화장품의 수출은 40%대의 고성장을 했다.
2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39억7천100만달러(약 4조6천302억원)로 전년의 27억5천100만달러보다 44.3% 증가했다.
2014년의 17억9천200만 달러보다는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작년에 중국으로 수출한 규모는 14억5천만달러(약 1조6천907억원)로 전체에서 36.5%를 차지했다.
자체적으로 수출 실적을 집계하는 대한화장품협회도 수출 실적이 2015년 29억 달러(약 3조 3천773억원)에서 지난해 41억 달러(약 4조7천748억원·추정치)로 42% 성장했다고 밝혔다.
수출국은 130여개국 정도 되고, 중화권으로 수출하는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무역협회와 화장품협회는 서로 다른 화장품 분류 코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출 규모에서 차이가 난다. 화장품협회가 화장품법상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것을 기준으로 집계하므로 좀 더 정확하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한국 개별 업체들의 성장세에서도 확인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화장품 부문 성장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액은 6조941억원, 영업이익은 8천809억원, 당기순이익은 5천792억원으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14.4%, 28.8%, 23.1% 늘어난 것이다.
특히, 화장품 부문의 매출(3조1천556억 원)과 영업이익(5천781억 원)은 각각 24.6%, 42.9% 늘었다.
LG생건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여성들의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고가의 고급 제품이 잘 팔리는 추세"라면서 "VIP 마케팅을 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세운 것이 시장에서 잘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사드 배치 발표 후 주가가 거의 반 토막이 났지만, 지난해 실적은 전년보다 크게 성장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메디컬 코스메틱브랜드 닥터글로덤은 중국 5대 온라인 채널 '티몰'에 입점하면서 1년에 900만 달러(약 108억6천750만 원)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중국, 미국과 동남아 등에 진출한 뷰티전문플랫폼 미미박스의 중국과 미국 내 매출은 매년 각각 1천200%, 490%씩 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장품업체들은 중국 혹은 다른 나라로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중동 최대 유통 기업 알샤야그룹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중동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하반기 에뛰드하우스 두바이 1호점을 시작으로 중동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LG생건은 올해 중국에서 '후'와 '숨37' 매장을 늘려가는 동시에 동남아 쪽으로도 진출할 예정이다. 미국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화장품 전문기업 코스맥스는 중국 상하이에 색조 화장품 전용 공장을 짓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포스코대우는 올해부터 영국 최대 쇼핑몰인 '부츠' 내 220여개 매장 및 온라인 쇼핑몰에서 국산 화장품 브랜드인 카오리온 코스메틱스와 스킨푸드 제품을 판매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향상된 중국인들이 건강과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을 더욱 많이 갖게 되면서 화장품 시장이 성장했다"며 "중국이 지난해 소비세제를 개정하는 등 소비 진작 의지를 보이는 데다 사드와 관련해 가시적인 무역제한 조치가 없었던 것도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4∼5년간 중국으로의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만큼 곧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나 2015년 기준으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국산 화장품 점유율은 2%대에 불과해 수출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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