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조사 업황BSI, 1년 9개월 만에 최고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국내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새해 들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기를 어둡게 보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아 체감경기가 확실히 상승세를 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5로 작년 12월보다 3포인트(p) 올랐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달 조사는 지난 12∼19일 전국 3천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2천846개(제조업 1천751개, 비제조업 1천95개) 업체가 응답했다.
제조업의 업황BSI는 작년 3월 68에서 4월 71로 오른 뒤 연말까지 71과 72를 오가며 답보상태에 빠진 바 있다.
이달 수치는 2015년 4월(80)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제조업의 2월 전망BSI도 76으로 작년 12월에 조사한 1월 전망치(71)보다 5p 상승했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기준선인 100을 밑돌기 때문에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더 많고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6년 12월)인 80과 비교해도 5p나 낮다.
하세호 한은 기업통계팀 과장은 "1월 들어 수출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좋아졌다"며 "다만 '반짝상승'일 가능성도 있어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276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21억 달러)보다 25.0% 늘었다.
1월 제조업이 업황BSI를 기업별로 보면 대기업이 82로 2p 올랐고 중소기업은 66으로 4p 상승했다.
수출기업은 한 달 전보다 4p 오른 80, 내수기업은 2p 높은 72로 각각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매출(86)과 가동률(88)의 BSI가 1p씩 올랐고 생산(89)과 신규수주(85)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원자재구입가격BSI는 125로 한 달전보다 6p 뛰었다.
업종별로는 전자·영상·통신장비가 82로 작년 12월보다 8p 올랐고 기타기계·장비는 78로 14p 급등했다.
최근 반도체 수출의 호황에 영향을 받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제1차금속도 지난달 77에서 올해 1월 86으로 9p 상승했다. 최근 국내 철강 제품의 가격 인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자동차(89→82)와 비금속광물(88→75)은 한 달 사이 낙폭이 컸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3.6%)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22.4%), 수출 부진(10.7%), 경쟁 심화(8.4%), 환율(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선택한 응답이 지난달보다 1.1%p 상승한 점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대한 불안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74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이다.
비제조업의 매출BSI(84)와 채산성BSI(86)는 나란히 3p씩 하락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1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3.7로 2.1p 올랐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