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美와 급격한 관계개선 환상 안 갖고 있어"

입력 2017-01-25 23:41  

러 외무 "美와 급격한 관계개선 환상 안 갖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 거래 달인이지만 푸틴 대통령도 협상할 줄 알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권 출범으로 긴장 상황에 있는 미-러 관계가 급격히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하원 대정부 질의 회의에 출석해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미-러 관계 전망을 설명하면서 "러시아는 미국과 새로운 '관계 재설정'(Reset·화해)이 있을 것이란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순진한 기대도 하고 있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의 달인이라는 걸 알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의 이익을 위해 협상을 할 줄 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선 시간이 지나야 하고 진지한 작업이 필요하다"며 "미국·유럽연합(EU) 등과의 관계는 평등과 상호 존중, 상호 이익 고려의 원칙에 근거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선언한 대로 타국 내정 간섭 포기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러시아, 동유럽, 중동 등의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는 정책을 포기하고 러시아의 입장과 이익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관계개선이 가능하다는 지적이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기간 운동 때부터 줄곧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 발언을 하며 우크라이나·시리아 사태 등 국제 현안과 관련해서도 러시아의 입장을 두둔해 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권에서 '제2의 냉전' 얘기가 나올 정도로 악화한 미-러 관계가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트럼프의 대러 관계 개선 의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미국의 러시아 억제 정책이 하루 아침에 바뀔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러시아는 아직 트럼프 취임과 관련한 공식 축하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지난 20일 트럼프 취임 후 푸틴 대통령이 축하 전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두 정상의 전화통화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있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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