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지난해 11월 강원도의 한 육군 부대에서 이등병이 선임병으로부터 폭언을 들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0일 오전 강원도 홍천의 한 야산에서 노모(20) 이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노 이병은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날 훈련지를 탈영한 상태였다.
조사 결과 노 이병은 지난해 11월 5일부터 진행된 훈련에 앞서 훈련 준비와 관련해 A 상병 등 선임병 3명으로부터 여러 차례 질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 이병은 훈련장에서도 선임병들이 질책성 폭언을 하자 동료 병사들에게 '죽고 싶다'고 얘기하는 등 자살 징후를 보였다.
숨지기 전에는 멍한 상태로 돌아다니거나 전투화 끈을 모두 풀어놓는 등 이상행동도 했다.
훈련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 이병의 자살 징후를 보고받은 해당 부대는 행정보급관부터 대대장에 이르기까지 노 이병과 면담했다.
이후 병영생활 전문상담관을 통해 노 이병과 심도 있는 면담을 하려 했으나 훈련이 계속되면서 상담이 즉시 이뤄지지 못했다.
훈련이 끝난 뒤 바로 상담할 예정이었으나 노 이병은 훈련이 끝나기 전날 훈련지를 벗어났고,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이후 군 당국은 A 상병 등 3명에게 영창 징계처분을 내렸다.
해당 부대 중대장과 대대장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군 관계자는 "노 이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있어 선임병들의 질책성 폭언과 지휘관의 즉각 조치가 미흡했다는 점에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육군본부에 노 이병의 순직심의를 올려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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