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영국 자치령인 포클랜드 제도에서 아르헨티나군 전사자들이 묻힌 묘지의 성모상이 훼손됐다.
25일(현지시간) 클라린 등 아르헨티나 현지언론에 따르면 최근 아르헨티나군 전사자 237명이 묻혀 있는 포클랜드 제도 동부의 다윈 기념 묘지 성모상이 훼손됐다.
아르헨티나의 수호성인인 루한 성모상을 보호하는 외관 유리창이 깨지고 성모상 일부가 부서졌다. 이 성모상은 지난 2012년에도 괴한에 의해 파손된 바 있다.
파손 사실을 접한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유감 표명과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영국 대사관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알란 둔칸 외교부 장관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아르헨티나와 영국이 다윈 묘지에 매장된 123명의 미확인 아르헨티나 군인의 신원을 확인하기로 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은 특별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군인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은 올해 6∼8월에 실시될 예정이라고 아르헨티나 국영통신 텔람은 전했다.
조사에 착수한 포클랜드 자치정부는 "이번 파괴는 가족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행위"라면서 "주민들은 이번 사건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에서 400㎞ 떨어진 포클랜드 제도는 1833년 이후 영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1982년 포클랜드 제도의 말비나 섬을 점령해 '포클랜드 전쟁'이 일어났다. 당시 74일간의 전쟁으로 아르헨티나 군인 649명과 영국 군인 255명이 각각 전사했다.
약 3천 명에 달하는 주민 대부분이 영국계인 포클랜드는 현재 영국령 자치정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포클랜드 자치정부는 2013년 3월 주민투표를 시행해 99.8%의 찬성률로 영국령 잔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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