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다음 달 26일(현지시간) 열리는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주요 부문 후보작들이 설 연휴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줄줄이 개봉된다.
13개 부문(주제가상 후보 2곡) 후보에 오른 라라랜드는 이미 개봉해 300만명 이상을 동원했고, '컨택트', '펜스', '핵소고지', '히든 피겨스', '라이언',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문라이트' 등이 조만간 간판을 내걸 예정이어서 국내 관객들도 수상 결과를 점쳐볼 수 있다.
◇ 브래드 피트 vs. 맷 데이먼 제작자로 '맞대결'
먼저 '문라이트'(2월22일 개봉)와 '맨체스터 바이 더 씨'(2월15일)는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와 맷 데이먼이 주연이 아니라 제작자로 각각 나선 영화다. 두 작품 모두 각종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작자로서 두 배우의 남다른 영화 안목을 느낄 수 있다.
'문라이트'는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아이가 소년, 청년으로 성장하면서 겪는 사랑과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다.
'노예 12년' , '빅쇼트' 등을 만든 플랜B가 제작했으며, 플랜B의 공동 대표인 브래드 피트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배리 젱킨스 감독은 '멜랑콜리아의 묘약'(2008)에 이어 두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문라이트'로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갑작스러운 형의 죽음으로 고향에 돌아온 리(케이시 애플렉)가 조카 패트릭을 위해 맨체스터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숨겨둔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게 되는 내용이다. 당초 맷 데이먼이 제작뿐만 아니라 연출, 주연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스케줄 문제로 제작에만 참여했다. 주연을 맡은 케이시 애플렉은 형인 벤 애플렉의 존재감을 뛰어넘는 훌륭한 연기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 기적 같은 감동 실화 영화들
'라이언', '핵소고지', '히든 피겨스'는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다.
'라이언'(2월1일)은 다섯 살 때 길을 잃고 호주로 입양된 사루가 구글어스로 25년 만에 집을 찾아가는 기적 같은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겼다. 가스 데이비스 감독의 데뷔작이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출연한 배우 데브 파텔이 성인 사루로 나오며 니콜 키드먼이 호주의 양어머니로 출연해 각각 남녀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핵소고지'(2월22일) 제2차 세계대전 중 오키나와 전투에서 무기 하나 없이 맨몸으로 홀로 75명의 부상자를 구한 데스몬드 도스의 실화를 다뤘다. 배우 멜 깁슨이 '아포칼립토'(2007) 이후 10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감독상 후보작이기도 하다.
'히든피겨스'는 1960년대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미국의 승리를 이끌었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 프로젝트의 숨겨진 천재 흑인 여성 3명의 실화를 소재로 했다. 현재 북미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개봉일은 3월로 잡혔다.
◇ SF·종교 등 다양한 소재 영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컨택트'(2월2일)는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 찾아온 12개의 거대한 물체가 보내는 의문의 신호를 언어학자 루이스와 물리학자 이안이 해석하는 과정을 그린 SF영화다. 에이미 애덤스와 제러미 레너가 주연을 맡았다. 넓은 평야 위에 서 있는 450m에 달하는 거대한 타원형의 셸(Shell)이 눈길을 사로잡는 등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아카데미 촬영상 후보에 오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사일런스'(2월 28일)는 천주교 박해가 한창이던 17세기 일본에서 실종된 스승을 찾아 나선 2명의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의 동명 원작을 스크린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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