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10대 소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과정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25일(현지시간) 일간지 마이애미 헤럴드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나키아 베넌트(14)는 위탁 부모 가정의 화장실에서 22일 오전 3시께 목을 매 생을 마감했다.
그는 2시간 동안 페이스북 라이브로 이 과정을 생중계했고, 목을 매려고 스카프로 만든 올가미를 동영상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동영상을 본 베넌트의 친구가 급히 경찰에 신고해 자살을 막아보려 했으나 몇 차례 실수가 겹쳐 구조대가 제때 도착하지 못한 바람에 베넌트를 살려내지 못했다고 마이애미 헤럴드는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데이드 경찰은 친구에게서 마이애미 시의 잘못된 주소를 받아 서둘러 이동했다.
해당 거주지에 있던 주민은 경찰에게 마이애미 가든스에 있는 베넌트 위탁 부모의 주소를 알려줬다.
뒤늦게 도착한 경찰은 목을 매 쓰러진 베넌트에게 인공호흡을 했으나 베넌트는 소생하지 못하고 결국 병원에서 사망 선고를 받았다.
마이애미 가든스는 마이애미에서 약 26㎞ 떨어진 북쪽에 있다.
학업 성적도 좋고 늘 웃으며 친구들 사이에서 카리스마 있는 존재로 통하던 베넌트가 갑자기 목숨을 끊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크리스틴 첸 페이스북 대변인은 "대다수 사용자가 친구, 가족과 함께 모여 경험을 나누고자 페이스북 라이브 기능을 이용하지만, 누군가가 페이스북 공동체의 규정을 어겨가며 생중계를 활용한다면 신고를 받는 대로 즉각 이를 방해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방송 이용자들에게 규정 위반자를 보면 페이스북 또는 경찰, 응급 구조대에 즉각 신고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동영상으로 자살을 생중계하는 일은 3주 전에도 있었다.
조지아 주에 살던 케이틀린 니콜 데이비스(12)는 지난해 12월 30일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인 '라이브 미'(Live.me)에서 중계한 40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나무에 스스로 목을 맸다.
그는 친척에게 성적·육체적으로 학대를 받아 살 자격이 없다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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