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거대 언론기업 '트리뷴' 변신 추진 CEO, 전격 사임

입력 2017-01-26 07:54  

美거대 언론기업 '트리뷴' 변신 추진 CEO, 전격 사임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신문사업을 주축으로 성장한 미국의 거대 언론기업 '트리뷴 미디어'(Tribune Media)를 방송사업체로 변신시키는 임무를 맡았던 피터 리구오리(56)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이 취임 4년 만에 전격 사퇴한다.

트리뷴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리구오리 사장이 트리뷴 CEO와 사장, 이사회 이사직에서 모두 사임한다고 밝혔다.

리구오리 사장은 트리뷴 미디어의 2016년 4분기 실적과 연간 실적이 발표되는 오는 3월 초 자리에서 내려올 예정이다.




경제전문매체 '시카고 비즈니스'는 리구오리 사장 사퇴 결정에 대해 "트리뷴이 2013년 소니(Sony)로부터 인수한 엔터테인먼트 메타데이터·테크놀러지업체 '그레이스노트'(Gracenote)를 닐슨(Nielsen)에 5억6천만 달러를 받고 넘긴 지 한 달 만의 일"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미국 방송사업체들의 주가가 평균 23% 급등한 데 반해 트리뷴 주가는 7% 하락하는 등 경영 성과가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리구오리 사장은 "트리뷴은 앞으로 방송과 케이블 네트워크 사업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리더가 트리뷴을 맡아 이끌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카쉬 트리뷴 미디어 회장은 리구오리 사장이 비핵심 자산으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했다.

트리뷴 측은 현직 이사이자 언론기업 인수·합병 전문가인 피터 컨이 신임 CEO 결정 전까지 임시 CEO를 맡는다고 밝혔다.

170년 전인 1847년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 창간과 함께 출범, 2000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까지 인수하는 등 미국 최대 규모 언론기업으로 성장한 트리뷴은 2000년대 말부터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경영난을 겪었다.

트리뷴은 파산위기를 넘긴 2013년 1월, 폭스방송과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 최고경영진을 역임한 리구오리를 새 CEO로 영입, 사업 축을 방송으로 전환하고 신문사업체를 별도 법인(트리뷴 퍼블리싱·Tronc)으로 분사했다.

트리뷴은 현재 미 전역에 42개 지역방송국과 'WGN 아메리카' 케이블 네트워크 등을 소유한 '미국 최다 민영방송사업체'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최근 트리뷴이 추진한 지역방송 합병 작업에 제동을 걸었다. FCC는 한 방송기업의 권역별 시장점유율이 39%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으나 현재 트리뷴 미디어의 점유율은 4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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