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 연초부터 증시가 삼성전자[005930]를 앞세워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 역시 그 어느 때보다 고무됐다는 게 느껴진다.
그러나 정책 불확실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은 6월께 가시화되겠지만 3월 만료되는 미국 부채한도 재협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세(Border Tax) 부과 가능성, 4월부터 시작되는 유럽중앙은행(ECB) 양적 완화 축소 등의 부담 요인이 남아있다.
실제 금융시장이 변동성 확대 위험을 지나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연구소(NBER) 연구위원들이 개발한 '경제 정책 불확실성지수(EPU)' 모델에 따르면 경제 정책 관련 위험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하지만 변동성지수(VIX) 등 시장 변동성 지수는 매우 낮게 유지되고 있다. 5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과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이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이는 주요 글로벌 펀드들의 현금보유 비중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는 현상이다.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의 현금보유 비중은 1.69%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제외 글로벌 펀드 역시 현금 비중이 1.66%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 펀드 보유 비중 데이터는 1개월 이상 후행해 발표되므로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작년 12월은 통상 북 클로징 이후 매매가 적극적이지 않은 기간인 데다 증시 성과가 나쁘지 않아 현금보유 비중은 오히려 더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투자자들이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비가 거의 돼 있지 않은 상태라는 의미이다.
경기는 좋아지고 있지만, 현재 회복 속도에 대해선 다소 고평가되는 기간이다.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부른 국제유가의 작년 같은 달 대비 상승률은 기저효과로 2월까지 급등하지만, 다시금 빠른 속도로 반락하기 때문이다. 최근 상품과 원자재 재고 축적과 가격 급등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에 따른 선취매와 투기 수요가 가세한 결과인데, 중국 춘제(春節) 이후 이런 흐름이 약화하면 증시 열기도 빠르게 식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작년 12월 한국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6.4% 증가했지만 단가는 10% 오른 반면 물량은 3.3% 감소했다.
물론 중기 추세가 우상향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5년 만에 가시화되는 인플레이션 속에 한국 기업들의 수혜 폭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커질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요인으로 아직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싸게 사는 것도 충분히 좋은 전략이다. 이번 조정은 또 한 번 중요 매수 기회가 될 것이다.
(작성자: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 (sypark@truefriend.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와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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