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보좌관 위장취업 의혹…르펜·마크롱 맹추격 속 대형 악재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차기 프랑스 대통령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을 받던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의 비리 의혹이 검찰 수사선에 올랐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프랑스 금융검찰이 피용 전 총리의 공금횡령 의혹에 범죄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는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피용 전 총리는 약 8년 동안 아내 페넬로프를 보좌관으로 채용한 것으로 꾸며 50만유로(약 6억2천만원)를 부당하게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전날 현지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의 보도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주간지는 페넬로프가 남편 피용이 1998년부터 2002년 페이드라루아르 지역 하원의원일 때 보좌관으로, 피용이 장관이 된 이후에는 후임자의 보좌관으로 매달 6천900∼7천900유로(약 860만∼990만원)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주간지는 프랑스에서 가족을 보좌관으로 채용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페넬로프가 실제 일을 하는 것을 본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가디언도 지금까지는 페넬로프가 남편의 정치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그녀가 2008년 TV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정치적) 역할을 하지 않으며 정치 행사에 가끔 동행하는 게 한계선"이라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피용 전 총리가 아내의 위장취업을 통해 혈세를 가로챘을 수 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피용 전 총리는 의혹을 즉각 부인했다.
그는 카나르의 보도에 대해 "매우 분개했다"며 "여성 혐오증"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을 통해 "(보도는) 근거 없는 주장"이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될 수 있으면 빨리 조사를 받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용 전 총리가 결백을 주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에게 뚜렷한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총리 재임 기간을 포함해 35년간 정계에 몸담은 피용 전 총리는 자신을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을 만큼 청렴하고, 추문과 거리가 먼 인물이라고 강조해왔다.
올해 4∼5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은 피용 후보, 극우정당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의 3파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피용 전 총리가 결선에서 르펜 대표와 맞붙어 결국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지지도 조사 1위를 차지하는 등 르펜 대표가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게다가 젊은층의 지지를 업은 마크롱 전 장관이 좌·우파, 공화당과 사회당을 넘나드는 호소력을 자랑하며 다크호스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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