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브렉시트가 최선…영·미 FTA 90일 안에 체결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유럽연합(EU) 주재 대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테드 맬럭 영국 레딩대 교수가 유럽통합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영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이 곧 관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맬럭 교수는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는 유로화 쇼트(매도)에 베팅하겠다며 "유로화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고, 유로존은 사실상 1년 아니면 1년 반 내에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견해를 가진 사람이나 경제학자는 나만이 아니다"라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석학 조지프 스티글리츠도 이 주제로 책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지지했던 맬럭 교수는 영국이 EU와 완전히 결별하는 것이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이 유럽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완전하게 떠나야만 EU의 관료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확실히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 있긴 하지만 (브렉시트 협상이) 타결되기까지는 2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맬럭 교수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상원 인준을 받고 취임하면 EU 주재 대사로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만큼 이날 맬럭 교수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를 구체적으로 대변하는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독일, 영국 등 유럽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를 지지하며 이 같은 유럽 분열의 움직임이 확실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맬럭 교수는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 다른 국가와 새로운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미국과 영국이 FTA를 위해 줄다리기에 들어간다면 90일 이내에 타결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27일 워싱턴DC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무역협정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맬럭 교수는 "나는 역사상 최대 인수합병이 모두 협상기간 90일 이내 이뤄졌다고 말하고 다닌다"며 "월스트리트나 시티오브런던에서 일해본 이들은 시간, 장소, 자료, 열정이 제대로 맞아떨어지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열정이 강력해 그런 거사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양국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무역협상이 바로 서명에 이르지는 않겠지만, 90일 이내에 타결을 볼 수 있는 모종의 밀실 대화와 같은 협상의 틀과 관련한 합의는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맬럭 교수는 정말 필요한 때에 미국이 영국의 뒤를 지키고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며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이 EU를 완전히 탈퇴하기 전까진 다른 나라와의 개별적으로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EU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EU 법규는 EU의 회원국이 독자적으로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맬럭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국가적 기구보다는 국가간 양자적 접근을 선호한다며 미국과 영국의 자유무역에 대한 기대를 다시 드러냈다.
그러면서 EU와의 결별 과정에서 영국이 다른 국가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EU의 태도는 관료적 형식주의라며 배우자의 불륜에 비유해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맬럭 교수는 "부인이 누군가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면 그 관계를 그만두라고 할 터이지만 종종 그렇게 해도 관계를 못 막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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