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시장' 사수하며 수익성 높은 SUV 호조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기아자동차[000270]가 26일 발표한 2016년 실적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맏형'인 현대차보다 여러 면에서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똑같이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했지만, 기아차는 안방인 국내시장을 사수한 가운데 SUV 중심의 라인업으로 해외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
기아차는 작년 매출 52조7천129억원에 영업이익 2조4천6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4%, 4.6% 늘었다.
반면 현대차[005380]는 작년 영업이익이 18.3% 감소하면서 6년 만에 5조원대로 돌아갔다.
차 형제는 내수에서 희비가 갈렸다.
국내시장은 중·대형차가 많이 팔려 수익성이 좋지만, 현대차는 작년 모델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내수 판매가 7.8% 감소했다.
그러나 기아차는 수입차와 다른 완성차 업체의 추격에도 K7과 니로, 모하비 등 신차가 힘을 발휘하며 판매가 1.2% 증가했다.
기아차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장기간 파업과 특근 거부를 겪으며 수출이 15.1% 줄었지만,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차량 판매가 10.7% 증가했다.
현대차는 저유가로 시장 수요가 SUV로 이동한 상황에서 세단 중심의 라인업으로 고전했지만,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강한 SUV 라인업이 빛을 발했다.
미국에서 스포티지 신차 효과와 프라이드·K3 판매 호조로 판매가 3.5% 늘었고, 유럽에서도 스포티지를 앞세워 전년 대비 13.1% 성장했다.
SUV를 포함한 기아차의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은 2015년 34.3%에서 작년 37.8%로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하지만 만족할 수만은 없는 실적이다.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한 4.7%를 기록했다.
6년 만의 최저 실적을 낸 현대차의 영업이익률(5.5%)보다 낮은 수준이다. 1천만원 짜리 차를 만들어 팔면서 50만원도 못 남겼다는 이야기다.
기아차 영업이익률은 2011년 8.1%를 찍은 뒤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올해에는 주요 시장 수요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거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작년보다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가동에 들어간 멕시코 공장 생산 차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미국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도 위험 요소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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