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40대 남성 A 씨와 여성 B 씨는 자녀 둘을 둔 법률상 부부다.
두 사람은 자주 다퉜는데 남편 A 씨는 수차례 부인을 폭행했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
한 번은 A 씨가 휴대전화로 머리를 때려 B 씨 두피가 6㎝ 찢어지기도 했다.
남편은 경제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A 씨 부모에게서 매달 생활비를 받아 썼다.
남편은 도박하러 강원랜드에 다니고, 필리핀이나 마카오에도 수차례 원정도박을 다녔다.
남편은 부인에게 도박자금을 대라고 강요했고 부인은 사채를 빌리거나 시부모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도박자금을 댔다.
2015년 10월 남편은 마닐라 도박장에서 돈을 다 잃고 부인에게 차비를 보내달라고 했지만 부인은 거절했다.
남편은 폭언과 협박을 했고 부인은 자녀들을 데리고 자택을 나와 친정집에 갔다.
남편은 부인에게 애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라고 했지만 거절당하자 '칼에 테이프를 감아놨다. 건드리지 마라'는 메시지와 함께 흉기를 찍은 사진을 부인에게 보내 협박했다.
다음 날 두 사람은 이혼 문제를 상의하려고 만났는데 남편은 과도로 부인을 위협하며 멱살을 잡아끌어 폭행했다.
부인이 이혼하면 아이들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두 사람은 이혼하기로 하고 공정증서까지 작성했지만, 남편이 자녀들을 데리고 있다가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부인에게 보내지 않으면서 협의이혼 약정을 지키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결국 자녀 양육문제로 법적 다툼까지 벌인 끝에 지난해 8월부터 부인이 아이들을 양육하게 됐고 부인은 이혼소송을 냈다.
부산가정법원 가사1단독 김수경 판사는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기 때문에 두 사람은 이혼하고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남편은 부인에게 위자료로 2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 판사는 27일 "혼인 파탄 책임은 도박에 빠져 경제생활을 하지 않으며 부인에게 도박자금을 구해오라고 강요하고 폭언과 폭행을 하며 흉기로 위협하거나 흉기 사진을 보내는 등 부인에게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고통을 준 남편에게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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