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버스업체, 자유학기제 학생위해 버스 159대 '교육기부'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지난해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직업체험활동을 하러 가는 일이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큰일이 됐다.
많은 학생들이 대형 버스를 빌려 한꺼번에 이동하면 시간도 절약하고 편리하지만, 50만원이 넘는 전세버스 임대료가 큰 부담이 돼 어쩔 수 없이 학생 각자 대중교통을 타고 체험현장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가까운 직험체험 현장만 갈 수밖에 없어 보다 다양한 직업을 몸으로 느끼고 싶은 학생들은 불만이 컸다.
경기 수원시는 이런 문제를 버스운송업체의 버스를 활용한 '희망드림버스' 운영을 통해 해결했다.
시는 지난해 1월 말 수원지역 버스운송업체 23곳 가운데 15개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어 교육 기부를 요청했다.
버스운송업체가 자유학기제 직업체험활동을 하는 학생들에게 버스를 제공하면 시가 운행횟수당 버스 1대에 25만원을 예산(총 2억원)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버스운송업체는 고민에 빠졌다. 전세버스 운송원가에 따른 운임은 시가 지원하는 금액보다 최소 두 배 이상 많았다. 당일전세요금은 코엑스, 에버랜드, 과천서울랜드, 민속촌 등 100㎞ 미만이 비수기는 49만원, 성수기는 54만원이 넘는다.
광릉수목원이나 용문사, 임진각 등 200㎞ 미만이 57만5천원(성수기), 충청권 등 200㎞ 이상은 67만원(성수기)이나 된다.
특히 학생들의 직업체험 활동이 4∼8월과 9∼12월 상·하반기 성수기와 겹쳐 운송업체의 손해는 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손해에도 불구하고 골드투어·하나고속관광·비젼21관광여행사·공신관광여행사·신성화투어·성화투어·자연관광여행사 등 7개 업체가 기꺼이 버스를 내주기로 했다.
이들이 내준 버스 159대(운행횟수 791회)를 타고 지난 한 해 동안 수원지역 52개 중학교와 3개 고등학교 학생 총 2만3천303명이 편하게 직업체험활동을 할 수 있었다.
공신관광여행사의 정용수 대표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어서 참여하게 됐다"면서 "손해야 다른 곳에서 더 벌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희망드림버스를 제공하고싶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보유한 65대 전세버스 가운데 35대를 희망드림버스로 제공하면서 가장 많은 170회를 운행했다.
지난해 희망드림버스를 이용한 학생 878명을 대상으로 한 시의 만족도 조사에서 8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학교에서도 희망드림버스 덕분에 직업체험이 다양해졌다며 감사의 뜻을 전해오기도 했다.
수원시는 학생들과 학교의 만족도가 높자 올해도 희망드림버스 사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지난해 참여한 7개 버스운송업체가 계속 참여하기로 한 가운데 운행버스가 작년보다 5대 늘어난 164대를 운영한다.
지난해 8대 버스를 제공한 자연관광여행사에서 올해 5대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한 덕분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학생들을 위해 교육 기부를 해준 7개 버스운송업체에 감사하다"면서 "우리가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특별히 없어 올해에는 버스 이용자 만족도를 조사해 우수업체에 감사패를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희망드림버스를 이용하려면 수원청소년문화센터에 온라인으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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