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의원 오늘 '건강상 이유' 검찰 소환 요구에 불출석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해운대 엘시티 금품비리 등에 연루돼 26일 구속수감된 새누리당 배덕광(69·부산 해운대구을) 의원이 모두 1억원에 가까운 검은 돈을 받은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사정 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엘시티 비리사건을 수사하는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배 의원의 구속영장에 '엘시티 이영복 회장 등으로부터 1억원에 가까운 금품을 부정하게 수수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뇌물)과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배 의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배 의원이 수수한 금품이 1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배 의원은 먼저 현역 의원 신분으로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엘시티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3천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국회의원 때나 해운대구청장 시절 이 회장 이외의 인물에게서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있는 수천만원을 받거나 정치자금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엘시티와 관련해 배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엘시티 이 회장의 진술을 확보했고, 배 의원과 주변 인물의 계좌추적 및 소환조사 등을 거쳐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배 의원은 2004년 6월∼2014년 3월 3선 해운대구청장을 지냈고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검찰은 26일 오후 배 의원을 다시 불러 혐의와 관련한 조사를 강도 높게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배 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 함에 따라 소환조사 일정을 다시 잡을 예정이다.
배 의원 구속으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하지만, 배 의원이 "부정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향후 수사나 재판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현역 재선인 배 의원이 구속됨에 따라 검찰의 엘시티 비리 수사가 정점을 찍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더 조사할 게 남아있긴 하지만 다음 달 중간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이변이 없는 한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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