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김윤석 사무총장·배미경 담당관 공저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015년 빛고을 광주에서 열린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는 비용 절감과 효율적인 대회 운영으로 극찬을 받았다.
재수 끝에 대회 유치에 성공한 광주시는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예산보다 무려 2천억 원을 아껴 국제스포츠대회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회가 끝난 지 2년여만에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의 유산과 가치를 되돌아보는 책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김윤석(63)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 사무총장과 배미경(45) 국제협력담당관이 'U어드바이저'(도서출판 유심)를 펴냈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인 김 사무총장과 배 담당관은 이 책에서 하계유니버시아드 유치 과정에서 얻은 비결과 국제스포츠 현장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담을 풀어놨다.
먼저 국제스포츠 이벤트의 시작단계인 유치를 위한 원칙과 유치 경쟁, 5수 끝에 대회를 유치한 타이베이의 사례를 소개했다.
유치 이후 대회 운영과 기능에 대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국제연맹과 벌인 마케팅 협상 과정과 흥행전략 등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눈물겨운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특히 2015 대회 개최지 결정 당시, 후보 도시였던 캐나다 에드먼턴과 대만 타이베이와 벌인 경쟁에서 광주는 도시 규모나 인프라에서 뒤졌지만, 전남 지역까지 확대해 경기장 문제를 해결하며 심사위원을 설득해 결국 유치에 성공했다.
김 사무총장은 책에서 "광주는 대회 시설을 전남까지 확대했는데, 이동시간이 1시간 이상 넘어가자 '광주가 이렇게 크냐'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그때 우리는 경제공동체를 의미하는 광주 카운티(county)라는 말로 응수해 상황을 모면했다"고 회고했다.
2009년 5월 유치에 성공한 뒤 135억원이 걸린 국제연맹과의 마라톤협상도 눈길을 끈다.
터키 에르주룸에서 열린 협상에서 국제연맹은 유치신청서에 대회 유산 프로그램의 운영비 135억원을 현금으로 송금할 것을 요구했고 광주는 현금 송금은 불가능하다며 맞섰다.
4박5일에 걸친 협상에서 광주는 한국의 국내 계약법에 따라 국제연맹이 사업자로 참여해 입찰에 응하라며 압박했고 결국 4억원도 안되는 비용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다.
배 국제협력담당관은 "처음 경험하는 국제연맹과의 협상인 데다 추운 날씨까지 더해져 심신이 지쳐갈 무렵 김 사무총장에게 '편하게 가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간청했다"며 "그런데 김 사무총장은 '세금 중에는 재벌 회장이 낸 돈도 있지만, 구로공단에서 땀 흘리는 노동자의 돈도 있다. 이유 없이 국민의 세금을 줄 수 없다'고 말해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국제연맹과 갈등을 겪었지만, 결국 2천억원을 아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다.
저자들은 책 머리에서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광주유니버시아드를 함께 성공대회로 만들어낸 시민 등 모든 이들의 노력과 염원 덕분"이라며 "함께 현장을 누볐던 3만3천316명의 운영자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하며 이 책을 바친다"고 말했다.
김윤석 사무총장은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등에서 27년간 일하다 2007년 광주시 경제부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를 유치했다.
배미경 국제협력담당관은 언론학 박사학위를 가진 PR 전문가로 국무조정실 홍보전문위원과 광주시 도시마케팅본부 기획홍보팀장을 맡았으며 대한체육회(KOC) 국제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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