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명절 음주 단속 강화…한 잔 마셨어도 운전대 잡지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온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 차례를 지낸 후 술을 마시고 '음복 한, 두 잔 쯤이야' 하는 생각에 운전대를 잡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음주운전 사고는 합의 여부에 상관없이 형사처벌을 받는 '중과실'에 해당하기 때문에 술 한, 두 잔도 조심해야 한다. 명절에는 차량에 가족과 동승한 경우가 많아 한 순간의 부주의로 소중한 가족이 다치고 죄없는 다른 사람과 가족에게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사람의 신체 키와 몸무게, 건강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 성인 남자를 기준으로 소주 2잔 반을 마시고 1시간이 지나면 혈중알코올 농도가 음주운전 기준수치인 0.05%까지 올라간다.
15도 정도의 정종은 4잔을 마시고 1시간이 지나면 혈중알코올 농도가 0.05%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시간 운전 등으로 몸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음주를 하게 되면 평소보다 빨리 취하기 때문에 정종 2∼3잔 정도를 마셨다면 3시간 이상은 푹 쉬고 나서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단순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면허 정지·취소와 벌금 처분을 받는다. 사고를 내서 인명 피해가 나면 구속까지 될 수 있다. 음주 사망사고가 나면 피해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가해자를 구속수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운전자 뿐만 아니라 동승자도 상황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어 차량에 같이 탑승하는 가족들도 유의해야 한다.
예전에는 음주운전을 적극 부추긴 것만 처벌했지만 작년부터 처벌이 강화됨에 따라 차나 차 열쇠를 제공하거나 음주운전을 권유, 독려한 경우 등도 방조에 해당된다.
경찰 관계자는 27일 "명절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투입 인원을 늘려 음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가볍게 음주를 했더라도 정상적인 상태와는 다르니 아예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전에는 명절이나 제사에서 음복을 하면 사정이 참작돼 형이 다소 감경된 사례도 있지만, 최근에는 음주운전에 양형을 엄하게 적용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설 연휴 기간 연휴 전날에는 평균 75건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이중 사망사고는 2.3건, 부상사고는 139건이었다. 설 연휴 기간에는 일평균 54.2건의 음주사고가 났고 이중 사망사고가 1.8건, 부상사고가 110.5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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