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지자체 주관의 해맞이 행사에 이어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마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부산 사상구청은 다음 달 11일 오후 8시 삼락생태공원 일대에서 '제18회 사상전통달집놀이'를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취소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29일 밝혔다.
매년 1천여 명의 시민이 참가해 달집을 태우고 지신밟기, 풍물놀이, 연날리기 하던 모습을 올해는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달집 놀이가 개최되는 곳이 부산 철새도래지인 삼락생태공원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삼락생태공원을 포함한 부산 철새도래지 곳곳에서 고병원성 H5N6 바이러스에 걸린 쇠기러기 사체와 분변이 발견됐다.
저병원성이기는 하지만 최근엔 H7N7형 바이러스까지 검출되며 AI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삼락생태공원은 시민들에게 접근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일부 구간은 통제되고 있다.
사상구의 한 관계자는 "AI 위기 경보단계가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삼락생태공원에 대한 폐쇄 조치가 언제 풀릴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행사는 무리라고 판단된다"면서 "오는 31일에 달집 축제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I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달에는 경남 양산과 울산 울주군 등 전국 20곳이 넘는 지자체가 해돋이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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