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간판' 정동현 "동계아시안게임 목표, 금메달입니다"
2011년 알마티 동계 AG 슈퍼복합서 금메달
"출전 제한 없는 월드컵보다 올림픽이 등수 올리기 쉬워"
(영종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아시안게임 목표는 금메달입니다. 평창에서는 10위 안에 올라가야죠."
한국 알파인 스키 역사상 첫 2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정동현(29·하이원)의 목소리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유럽 원정을 마친 정동현은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2년 전 무릎 십자인대 수술 이후 올해 처음 월드컵에 도전했는데, 다치기 전보다 좋은 성적을 내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동현은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대회 회전 종목에서 14위를 기록해 역대 한국인 선수 최고 순위를 갈아 치웠고, 스위스 아델보덴 대회 회전 종목에서는 26위를 기록했다.
한국인 알파인 스키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겨루는 월드컵에서 2연속 본선에 진출한 건 정동현이 처음이다.
정동현은 호성적의 비결로 "세계 정상급 선수와 연습 때는 얼마 차이 안 난다. 자신 있게 타다 보니 경기력도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보다 지원이 좋아졌다"면서 "빙판과 같은 스키장에서 장비와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데, 새로 '서비스맨'과 '마사지맨'이 붙어서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월드컵 14위는 크게 와 닿지 않는 성적일 수 있지만, 유럽의 스키 강국은 '스키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의 성장세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정동현은 "아무도 제가 월드컵 2차전(본선)에서 뛸 거로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외국 선수나 코치가 예전에는 한국 선수를 마치 프로들 사이에 섞인 아마추어쯤으로 생각했다. 갑자기 나타나서 월드컵 2차전에 뛰니 다들 놀라면서 축하와 격려를 해줬다"고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세계 무대에서 잠재력을 펼친 정동현의 다음 목표는 동계아시안게임 2연속 금메달이다.
정동현은 2011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슈퍼복합(슈퍼대회전+회전)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6년 만에 다시 열리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사라진 종목이고, 이번에 알파인 스키에서는 회전과 대회전 종목만 치른다.
이는 정동현의 주 종목이기도 하다.
정동현은 "6년 전에는 주 종목 없이 스피드 종목(슈퍼대회전)에 어쩔 수 없이 출전했다. 주 종목이 아니라 힘들었는데, 이번 대회는 회전과 대회전 있어서 다행"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동현 역시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 알파인 스키 간판 정동현은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올림픽에서는 세계의 벽에 가로막혀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정동현은 "월드컵에서 14등 했으니 올림픽에서는 10등 안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면서 "올림픽은 국가별 출전 쿼터가 있는데, 월드컵은 제한이 없다. 그래서 월드컵 수준이 더 높다. 등수를 앞당기는 건 올림픽이 더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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